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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슈이치가 이야기해주는「타자와의 관계」2 吉田修一が話してくれる「他者との関係」その2 |
ランドマーク | 하지만 일련의 그 행위가 끝나자 짧은 순간 맛보았던 해방감 이상으로 묘한 불안이 엄습해왔다. 가령, 쇠사슬에 묶여 사육되던 개가 갑자기 목줄에서 해방된 것 같은, 점원이 없는 심야의 편의점에 혼자 있는 것 같은, 그런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상황을 주인과 비디오카메라에 의해 감시받고 있는 듯한 조금 복잡 미묘한 불안감이었다. 어차피 마당에서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면, 쇠사슬에 묶여 있는 편이 낫다. 어차피 아무 것도 훔치지 못할 바에는, 카운터에 점원이 지키고 있었으면 좋겠다. |
"저기‥‥‥."
신음을 흘리는 듯한 소리에 이누카이도 대답했다.
"어?"
"저 사람들 참 대단해."
나호코가 말한다.
"난, 내가 이렇게 겁이 많은 사람인 줄 처음 알았어. 무슨 일이든 아무렇지도 않게 해낼 줄 알았는데."
이누카이는 아무런 대꾸 없이 머리 밑으로 다시 베개를 밀어 넣었다.
"저기, 저 사람들 말이야, 돈을 받으니까 무슨 짓이든 다 할 수 있는 건가? 그럼 반대로 우리들은 돈을 지불하니까 아무 짓도 하지 못하게 되는 건가?"
커튼이 젖혀진 상태였다. 하늘이 있을 자리에 건너편 빌딩이 솟아 있었다. 별이 빛날 자리에는 사무실의 불빛들이 켜져 있었다. |
예를 들어 여러 명의 남자들을 한 장소에 모아두고 "자, 이제부터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하시오." 하면, 그들은 어떤 행동들을 할까? 서로의 영역을 빼앗느라 치고 박고 주먹질을 할까 아니면 서로 자리를 양보하고 한 자리에 얌전히 앉아 있기만 할까? 주어진 자리에 만족할 수 없는 게 인간의 본성일까 아니면 주어진 자리에 못마땅해 불평을 하면서도 끝내는 받아들이고 마는 것이 인간의 본성일까? 현재를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내일을 위해 살아나가는 걸까 아니면 하나하나 만족하기 때문에 오늘을 살 수 있는 걸까? |
요시하루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마치 "아니, 도대체 왜 불안해하고 싶은 거냐? 응? 도대체 이유가 뭐냐?" 하고 끈질기게 취조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불안해할 일이 전혀 없으니까, 일부러 그럴 만한 짓을 하는 게 아니냐고 하야토는 속으로 대꾸했다. 실제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속으로 말하고 보니 딱 그거다 싶었다. |
거기서 대화가 뚝 끊겼다. 상대에게 'Good morning!' 하고 인사를 했는데, 상대가 'Good Evening' 하고 받는다. 그래서 그제야 '아, 그런가. 벌써 밤이구나!' 하고 깨닫는 것과 비슷하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답 같기도 하고, 정말 심각한 문제 같기도 했다. |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현장으로 간다. 무거운 철근을 어깨에 지고 나르다가 도시락이 배달되어 오면 그것을 먹고 오후에 다시 무거운 철근을 짊어진다. 토요일 밤에는 매주 KENTOS에 가서 아침까지 스텝을 밟고 가끔 도쿄 여자를 꼬인다. 그리고 다시 월요일이 되면 5시에 일어나 무거운 철근을 어깨에 들어 올린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그걸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자기가 그런 일주일을 보낸다는 것을, 은연중에 모두들 알고 있을 거라 착각하고 있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게 된 근거는 없지만, 설마 아무도 모를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
현장에 도착한 다음에는 일들이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겠지만, 일이 대충 정리되면 나호코에게 전화를 해야지 생각했다. 전화를 해서 인부가 현장에서 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내일 만나자고 해보자. 아니, 친정에 가 있는 아내한테 전화를 해서 현장의 사고 소식을 말하고 집으로 빨리 돌아오라고 해야지. 아마도 나호코는 내일 만나주겠지. 아내는 아마도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인부가 현장에서 자살했다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두 사람의 대답은 똑같을지 모른다.
속도가 빨라진 차는 도심환상선 진입을 앞두고 있다. 앞에 롯폰기 힐즈가 우뚝 서 있다. 그 너머로 조명을 밝힌 도쿄타워가 보인다. |
∼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의 랜드마크(ランドマーク) 中에서 |
ランドマ―ク |
2006년 2월 16일 목요일 pm0730 서울 출발 pm1022 부산 도착 KTX 안에서 읽은 책.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 랜드마크에서 언급되는 음악, 책 같은 것들.
동성애 드라마 Queer as Folk 사운드트랙에 수록되어 있다는 노래 Straight to Number One.
저자가 누군지는 나와있지 않고 그저 책 제목만 나와있는 글로벌 경제와 현대노예제.
그리고 하마사키 아유미(浜崎あゆみ)의 I am...이라는 타이틀의 CD.
하지만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한번 찾아볼까' 하는 최소한의 관심도 생기지 않았고
잠깐이나마 궁금해졌던 것은, 그런 제목의 DVD가 실제로 있는지 싶었던 도쿄 상공 크루징이라는 제목의 DVD. |
Full Moon Fever
| A Face In The Crowd
Before all of this ever went down
in another place, another town,
you were just a face in the crowd
out in the street walking around
A face in the crowd | Out of a dream, out of the sky
into my heart, into my life
And you were just a face in the crowd
out in the street, thinking out loud
A face in the crowd
words and music by Tom Petty and Jeff Lynne |
구포역 인근에 있는 모텔의 네온사인이 보이는 등, 차창 밖의 풍경으로 곧 부산역에 도착할 것임을 알아차렸을 때,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책을 덮었을 때부터 소설에서 언급되지도 않았는데도 머릿속에 끊임없이 떠오르던 노래 하나.
부산역을 빠져나와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몇번 흥얼거리다 보니.. 왠지 이 소설의 분위기와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던 노래.
Tom Petty의 A Face In The Crowd.
● 요시다 슈이치가 언급되어 있는, 또다른 글 바로가기 |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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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2/17 15:14 | 읽기 | trackback (0) | reply (45) |
Tags : Queer as Fo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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