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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김기덕이란 사람입니다. 영화감독입니다 あの、キム・キトクと申します、映画監督です |
김기덕 감독은 말했다. "가위바위보를 합시다. 지는 사람이 저기 가서 말을 걸고 오는 거야." 저쪽 너머에는 김태희가 앉아 있었다. 프랑스 드골 공항이었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파리를 거쳐가야 했다. 공항에서 몇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김기덕 감독은 몇몇 기자들과 함께 움직였다. 무료했다. 그런데 저쪽에서 김태희가 나타났다. 우연이었다. 심심하던 차였다. 김기덕 감독은 기자들과 장난을 치자고 했다. 지는 사람이 말을 걸고 오자는 내기였다. 소심한 기자들은 쭈뼛했다. 그런데 김기덕 감독이 졌다. 그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더니 김태희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선 말했다. "저, 김기덕이란 사람입니다. 영화감독입니다." 무리로 돌아온 김기덕 감독은 말했다. "영화감독이라니까 알아보는 거 같긴 했는데 잘 모르겠네. 스페인에서 광고 찍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네. 같은 비행기래." 김기덕 감독은 웃었다. 모두가 웃었다. 그의 트렁크 안엔 어제 저녁 베니스영화제 폐막식에서 탄 은사자상 트로피가 들어 있었다.
∼ 프리미어 Special Issue in association with TBJ
김기덕은 왜 싸웠는가 中에서 (신기주 기자 작성) |
PREMIERE 한국판
2006 09/01∼ 09/15 |
선물을 살 일이 있어 백화점 어느 의류매장에 들렸다 나오면서 그 매장에서 무료로 배포해주는 얇은 잡지 한권을 받고 나왔습니다.
격주간 영화잡지인 프리미어의 TBJ 매장용 다이제스트 같아 보였는데, 잠깐의 읽을거리는 될 듯 싶어 뒤적거렸지요.
백화점을 나서는 길에 인근 서점에 들려서 살펴보니 아마도 지금 시중에 판매 중인 2006년 9월 첫번째 호의 다이제스트 같았는데
커버스토리로 다루어진 고현정 인터뷰 기사에 못지않게 김기덕 감독에 대한 기사도 분량이 제법이었습니다.
(TBJ 매장용과 시중 판매용이 서로 표지 사진도, 기사 제목 뽑은 것도 다르고 기사 내용도 아마 다이제스트된 듯 싶긴 했지만.) |
영화 '괴물의 수준과 관객의 수준'이라는 발언부터 '제 영화는 모두 쓰레기'라는 충격적인 발언에 이르기까지,
김기덕 감독은 (괴물의 기록 갱신이라는 뉴스와는 또다른 축으로) 최근 영화계 뉴스의 중심이었기에
프리미어의 그 기사도 그런 시의성(時宜性) 아래에서 쓰여진, 하지만 김기덕 감독에 호의적인 기사였는데요.
기사의 이런저런 내용도 괜찮았지만, 기사 첫머리에 쓰여진 2004년 어느날의 에피소드,
김기덕을, 영화감독이라니까 알아보는 거 같긴 했는데 잘 모르나.. 싶었던 김태희 이야기.
저는 무엇보다도 그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어떻게 못 알아볼 수 있을까?)
그의 영화라고는 고작 악어, 야생동물 보호구역, 섬 그리고 해안선, 이렇게 고작 4편만을,
그것도 대부분을 OCN 채널을 통해 봤을 뿐인 일반인인 저도 뉴스를 통해 그의 얼굴을 기억하는데
어떻게 동종 업계에 몸담고있는 (김태희가 탤런트든 배우든) 그녀가 김기덕 감독을 몰라본다는 말인지. |
김기덕 |
김태희 | 2004년 그 해 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을 연거퍼 수상한,
그 해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을 어찌 몰라볼 수 있는 것인지, 저는 의아스럽더군요.
김태희는 영화배우가 아니라 TV드라마와 CF에 출연하는 탤런트이니 모를 수도 있지 않느냐,
‥라고 하면, 저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이건 뭔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떨치기 힘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의 영화에 열광하는 사람도 아니고, 예술영화나 저예산 영화 숭배자도 아닙니다.
도리어 지난번 MBC 100분토론에서의 그를 보면서 어떤 점에서는 불편하기까지 했던 사람입니다. |
대중이 향유하는 문화에는 그 자체의 속성 상 당시의 트렌드에 의한 쏠림 현상이 어쩔 수 없이 있게 마련이고
대중문화의 그러한 메인 스트림에 대하여 대중들이 비판없이 이끌려가는 현상도 역시 있을 수 있는 것이긴 합니다만,
그렇게 어느 특정 문화가 한쪽으로만 '싹쓸이'되는 분위기로 인하여 문화적 다양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면
- 아니 '문화적 다양성'이네 뭐네, 하는 고상한(?) 분위기의 소리는 집어치우고, 형이하학적으로 봐도 -
좀더 긴 안목에서 기대하는 문화 상품의 매출 증대와 해당 업종의 경쟁력 향상과 궁극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적어도 대중문화의 '생산'에 종사자들 만큼은 그들 스스로가 먼저 '생산 품목의 독과점'을 피하려고 애써야 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
김태희에게 있어 김기덕이 (굳이 동종 업계의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면) 적어도 '유사 업종의 업계 관계자'임에는 틀림없고
게다가 그가 그 업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은 비록 아닐지라도 그의 네임 밸류는 상당한 사람인데, 그를 몰라보다니.
자신이 속해있는 업종의 인적(人的) 허브(hub)까지 항상 점검해야하는 것이 이 즈음의 프로페셔널일진대,
인적 허브의 연결 고리로서의 관계를 위해서는 고사하고서라도 그저 화제가 된 '업계 관계자'로라도 알아봤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거죠. |
김태희가 김기덕을 꼭 알아봤어야 한다는 도덕적 당위성은 결코 없으며,
그걸 가지고 제가 김태희가 어떻다고 자불대는 것이 아닙니다.
제 상식으로는 김태희도 그쪽 업계에서는 네임 밸류가 상당한 것으로 느껴지는데
만약 이러한 분위기가 그쪽 업계의 일반적인 분위기라면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야구모자 컨셉으로 이제는 일반인도 알아보게 된 해당 업계 유명 관계자를 알아보지 못해서야
어디 '배급의 독과점에 따른 폐해 논의'나 '매출 증대'니 '경쟁력 향상'이니 하는 것은 물론이고
스스로 업계 전문가로서 인적 허브의 확산이랄까, 그런 것 조차도 기대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제가 그 기사의 첫머리에 언급된 에피소드에 마음이 씁쓸해지는 것은, 바로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영화산업에서의 '마이너리티'들의 현재와 근미래를 보는 듯 해서 입니다. | |
이 글을 쓰면서 포털 싸이트에서 김기덕을 검색하니 그의 공식싸이트 URL이 나오길래 한번 들려보았습니다. ‥우울하더군요.
그 곳에의 '방문'은, 우리나라 영화산업에서의 '마이너리티'들의 우울한 현재와 근미래를 다시 보여주는 듯 해서였습니다.
어디론가 포워딩되는 화면 오른쪽 위에는 밑줄 쳐진 문장이 어딘가의 연락처로 링크되어 있더군요. Kimkiduk.com is for sale. |
지난 8월 19일 오후, 어떤 모임에서 '스치듯' 만난 어느 분으로부터 음악CD 한장을 선물 받았습니다.
낭만해적단이란 밴드의 멤버인 와니라는 분이셨는데, 그 음반은 그들의 첫번째 데뷔 EP인 듯 싶었습니다.
낭만해적단이란 밴드는 이제 막 데뷔음반을 낸 셈이니 - 그것도 인디 씬에서 -
말하자면 그들은 이 바닥의 '마이너리티 중의 마이너리티'인 셈입니다.
그리고 또한편, 이를테면 음악 소비자들의 수요, 그에 따른 공급, 상품으로서의 음악, 음반시장 등,
경제적 개념이 포함된 표현들은 스스로가 낯설어 할 '순수한 마이너리티'일 것입니다.
오늘 김기덕이라는 마이너리티에서 비롯되어 약간의 상념에 빠지다보니,
문득 지난 달 선물받았던 또다른 '마이너리티'의 음악이 떠올라 이렇게 이 글에 그들의 음악을 덧붙입니다. |
Heartbreak Island |
●「낭만해적단의 사랑 노래가 아니에요 노랫말 열기 CLICK
verse 1 와니
오늘도 나는 말이죠 이유를 알 수 없는 두통에 잠에서 깨어나요 심장을 쥐어짜는 고통에 머리맡에 던져둔 휴대폰에서 울리는 노래소리 아직도 벨소리는 그때의 그 노래 너무도 우리 얘기 같던 그 노래 하지만 이젠 듣고 싶지가 않아요
verse 2 키위
들려주고 싶었어요 불러주고 싶었어요 어느 영화처럼 어느 드라마처럼 그렇게 멋있게 그대를 위한 노래 사랑해 눈을 보며 말해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대는 없어요 지금 여기에 나는 그대를 위해서 존재하는데 이 노래는 주인을 잃어버렸어요 더이상 내겐 사랑 노래가 아니에요
chorus 1 현아 + 스모킹맨
사랑해 그렇게 노래하고 싶어 널 위한 사랑 노래를 하지만 너는 없잖아 목이 쉬도록 사랑한다 외쳐도 들어줄 너는 없잖아
bridge 1 키위 + 와니
너도 이 노래를 듣고 있니? 너도 들으면 눈물이 나니? 너도 이 노래를 듣고 있니? 너도 들으면 눈물이 나니? 너도 이 노래를 듣고 있니? 너도 들으면 눈물이 나니? 다른 누군가가 이 노래를 불러주고 있니?
verse 3 와니
거리를 걸어봐도 라디오를 들어도 친구들의 미니 홈피를 놀러가도 어디선가 들려와요 너만 사랑해 자꾸만 날 힘들게 하죠 목이 메어와 부를 수도 없죠 사치였어요 이런 노랫말은 몰랐어요 이렇게 슬픈 노랜줄은 가슴 한 구석이 자꾸 따끔거려요
verse 4 키위
가슴이 아파서 너무 아파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려서 남들이 볼까봐 얼른 닦는데도 눈물을 닦고 또 닦는데도 자꾸 흘러내려요 어떡하죠? 그대가 보고 싶어요 어떡하죠?이 노래는 의미를 잃어버렸어요 더 이상 내겐 사랑 노래가 아니에요
chorus 1 현아 + 스모킹맨
사랑해 그렇게 노래하고 싶어 널 위한 사랑 노래를 하지만 너는 없잖아 목이 쉬도록 사랑한다 외쳐도 들어줄 너는 없잖아
bridge 2 키위 + 와니
니가 곁에 없기에 너는 날 떠났기에 더 이상 이 노래는 사랑 노래가 아니에요 네가 곁에 없기에 너는 날 떠났기에 더 이상 이 노래는 사랑 노래가 아니에요
chorus 1 현아 + 스모킹맨
사랑해 그렇게 노래하고 싶어 널 위한 사랑 노래를 하지만 너는 없잖아 목이 쉬도록 사랑한다 외쳐도 들어줄 너는 없잖아
chorus 2 현아 + 스모킹맨
미안해 이렇게 노래하고 있어 우리의 이별 노래를 하지만 나는 믿잖아 목이 쉬도록 사랑한다 외치면 언젠가 내게 닿을걸
chorus 3 현아
사랑해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 하지만 너는 없잖아 |
참, 김기덕 감독의 신작 영화 시간은 2006년 9월 4일 현재,
서울에서는 메가박스 코엑스, 스폰지하우스 압구정, 스폰지하우스 씨네코아, 씨네큐브 광화문, CGV강변11, CGV상암10,
그리고 부산의 CGV서면12, 대구의 동성아트홀소극장, 인천의 CGV인천14, 광주의 광주극장, 충주의 CJ씨네마 등에서 상영 중입니다.
관심있다면, 또 언제 내려질지 모르니, 서두릅시다. ^^a |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그리고 낭만해적단의 와니님으로부터 미리 구두상으로 사전 허락을 받고 사용함을 밝혀둡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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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9/04 03:44 | 보기 | trackback (0) | reply (4) |
Tags : 김기덕,
김태희,
낭만해적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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