アブソリュートリー・ゼロ Absolutely Zero 앱솔루틀리 제로 |
ⅰ
처음 당신을 알게 된 게 언제부터였던가요. 이젠 기억조차 까마득하군요. 당신을 처음 알았을 때, 당신이란 분이 이 세상에 계시는 것만 해도 얼마나 즐거웠는지요. 여러 날 밤잠을 설치며 당신에게 드리는 긴 편지를 썼지요.
처음 당신이 나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전갈이 왔을 때,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득히 밀려 오는 기쁨에 온몸이 떨립니다. 당신은 나의 눈이었고, 나의 눈 속에서 당신은 푸른 빛 도는 날개를 곧추세우며 막 솟아올랐읍니다.
그래요. 그때만큼 지금 내 가슴은 뜨겁지 않아요. 오랜 세월, 당신을 사랑하기에는 내가 얼마나 허술한 사내인가를 뼈저리게 알았고, 당신의 사랑에 값할 만큼 미더운 사내가 되고 싶어 몸부림했지요. 그리하여 어느덧 당신은 내게 <사랑하는> 분이 아니라, <사랑해야 할> 분으로 바뀌었읍니다.
이젠 아시겠지요. 왜 내가 자꾸만 당신을 떠나려 하는지를. 사랑의 의무는 사랑의 소실에 다름아니며, 사랑의 습관은 사랑의 모독일테지요. 오, 아름다운 당신, 나날이 나는 잔인한 사랑의 습관 속에서 당신의 푸른 깃털을 도려내고 있었어요.
다시 한번 당신이 한껏 날개를 치며 솟아오르는 모습이 보고 싶습니다. 내가 당신을 떠남으로써만‥‥‥ 당신을 사랑합니다.
∼ 이성복의 시집 남해 금산 (1986년 7월 초판) 뒷표지글 |
남해 금산 |
어쩌다가, 정말 어쩌다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왜 이렇게 되어야만 했는지 알 듯 하면서도 모르겠다. 답답하다.
내게 상처주려던 것이 결코 아님을 왜 내가 모르겠는가. 그것은 분명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각자의 사정을 고려한 그대의 배려가, 하필이면 별 것 아닌 듯한 한 두 마디 말과 겹쳐지면서, 약간 어긋났을 뿐인데.
마치 그 어느 등장 인물도 잘못한 게 없고 좋지 않은 의도를 가진 것도 아닌데 상황은 꼬여만 가는, TV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그런 줄 알면서도, 이성적으로는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야속함으로 마음 한구석이 응어리지는 것은 어떡해야 하는지.
ⅱ
Absolutely Zero
You. You were a friend. You were a friend of mine I let you spend the night.
You see it was my fault. Of course it was mine.
I'm too hard at work. Have you ever heard of anything so absurd ever in your life?
I'm sorry for wasting your time.
Who am I to say this situation isn't great? Well It's my job to make the most of it.
Of course I didn't know that it would happen to me. Not that easy.
Hey what's that you say? You're not blaming me for anything that's great.
But I don't break that easy. Does it fade away?
So that's why I'm apologizing now for telling you I thought that we could make it.
I just don't get enough to believe that we've both changed.
Who am I to say this situation isn't great? It is my time to make the most of it.
Of course I didn't know that it would happen to me, not that easy, no no no no.
If all along the fault is up for grabs, why can't you have it?
If it's for sale what is your offer, I will sell it for no less than what I bought it for.
Pay no more than absolutely zero.
Well neither one of us deserves the blame because opportunities moved us away.
It's not an easy thing to learn to play a game that's made for two that's you and me.
The rules remain a mystery. See how it's so easy.
Who am I to say this situation isn't great? Well it's our time to make the most of it.
How could we ever know that this would happen to me, not that easy, no no oh oh.
All along the fault is up for grabs and there you have it.
Well it's for sale go make your offer, well I sell it for no less than what I bought it for.
Pay no more than absolutely zero. |
Jason Mraz
Waiting for My Rocket
to Come
2002-10-15
track 08
Absolutely Zero |
아마 거의 다 사라졌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를 우울(憂鬱)의 늪으로 내몰던 마음의 응달.
내 마음 여기저기가 그늘져 있던 시절도 있긴 했다. 그게 고작 몇 년 전이긴 하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남아있다 해도 신경 쓸 만큼은 아닐 것같았던‥, 마음의 응달.
그것이 갑자기 커지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혹시라도 그 우울의 늪으로 다시 내몰려 가는 건 아닐까‥?
다시 그 늪으로 내몰려 가는 것, ‥무섭다. ‥ 정말 싫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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