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 하네모노
2002년 8월 7일 스핏츠(スピッツ)의 26번째 싱글 ハネモノ(Hanemono, 날개같은 자) 발매.
같은 날 27번째 싱글 水色の街(Mizuiro no Machi, 물빛의 거리) 동시 발매.
2002년 9월 11일 10번째 정규 앨범 三日月ロック(Mikazuki Rock, 초승달 록) 발매.
새로운 싱글과 앨범이 연이어 발매됨에 따라
그 즈음 일본의 대중 음악 잡지 9월호와 10월호에는 스핏츠 관련 기사가 꽤 많이 게재되었습니다.
대중 음악 잡지 중 하나인 WHAT's IN? 역시 그랬는데
거기에는 음악평론가 히라야마 유우이치(平山雄一)의 스핏츠 인터뷰 형식으로
9월호에는 싱글 관련 기사가, 10월호에는 앨범 관련 기사가 각각 게재되어 있습니다. | 
2002-09-11
三日月ロック |

ハネモノ

Ukraine | 9월호의 기사를 보면 싱글 ハネモノ(Hanemono, 날개같은 자)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음악평론가 히라야마가 "하네모노(ハネモノ)는 파친코 용어"라면서 농을 던지자,
노래를 만든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는 "파친코를 하지 않아서 몰랐다"고 웃으면서
'하네모노'는 "날개와 같은 생명체(ハネのような生き物)이라는 이미지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원래 이 곡의 타이틀은 「우크라이나」"였다면서
그런 타이틀이 붙은 이유는, 마침 우크라이나와 일본과의 시합을 보고 있었는데
'우크라이나(ウクライナ)'라는 말에 "기분이 들뜨는(ウキウキ) 듯한 이미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어서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금빛 보리밭을 상징하는 우크라이나의 국기를 설명하고는
히라야마에게 "이 노래는 처음에, 그런 목가적인 이미지였다"고 말합니다.
● 우키우키(ウキウキ): '(신이 나서) 기분이 들뜨다'는 의미의 일본어 표현. |
ⅱ : 날개와 같은 생명체
일본어 사전에서 찾아보니 세 가지의 '하네모노'가 나오는데요.
① はねもの(跳ね者) : 엉뚱한 말이나 유별난 짓거리는 하는 사람. 덜렁이 또는 촐랑이.
② はねもの(撥ね者) : 동료들로부터 따돌림받는 사람.
③ はねもの(撥ね物) : (흠이 있어) 불량품으로 제외된 물건.
그리고 사전에 올라와 있는 단어는 아니지만, (음악평론가 히라야마 유우이치)가 언급한 것처럼,
디지털 파친코와 대비되는 파친코 기계의 한 종류로 '하네모노'라는 것도 있나 봅니다.
아무튼 사전에 나오는 표현이든 신조어 또는 특정 업계에서만 주로 쓰는 표현이든
모두 그다지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표현이라고 하기는 어려운데요. |  |
결국 이 노래의 제목으로 쓰인 '하네모노(ハネモノ)'는, 위에 열거한 표현과는 상관없는,
'날개와 같은 생명체(ハネのような生き物)'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마사무네 식 신조어라는 거죠.
노래를 들어보면 후렴부에서 마침 그 표현이 나오기도 합니다.
街を渡る 羽のような
思い通りの生き物に変わる |
거리를 건너는 날개와 같은
생각했던 대로의 생명체로 바꾸네 |
ⅲ : 깨진 글씨
WHAT's IN? 2002년 10월호의 기사에는 앨범 수록곡에 대한 멤버들의 코멘트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ハネモノ(Hanemono, 날개같은 자)에 대해서는,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가 "가사에 '깨진 글씨(文字化け)'라고 나오지 않냐"면서
"그거 혹시 십 년 후에는 '삐삐'처럼 사어(死語)가 되는 걸까, 라고 한순간 생각했다"고 하니까
마사무네는 "십 년 후에는 아무도 모를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오히려 그게 좋지 않냐"고 웃습니다.
저는 마사무네가 되도록이면 노랫말에 신조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 듯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テクテク(Tekuteku, 터벅터벅)에서 그가 '메일(メール)'이란 단어를 처음 썼을 때
이미 일상화된 표현인 '메일'이 마치 엊그제 생긴 신조어처럼 느껴져 도리어 신선한 느낌을 받았고,
正夢(Masayume, 마사유메)에서 '다이얼 돌리고(ダイヤルまわして)'라는 노랫말을 듣고는
다이얼식 전화기가 사라진 것이 언젯적인데··· 싶어지면서
신조어보다는 도리어 추억의 단어를 선택하는 듯한 느낌에 '역시 마사무네답다'고 생각하지요. | 
● ハネモノ 노랫말 살펴보기 |
그런데 이 노래, ハネモノ(Hanemono, 날개같은 자)에서는 제목도 마사무네가 만든 신조어인데다가,
컴퓨터 시대에 만들어진 표현인 '깨진 글씨(文字化け)'라는 신조어도 노랫말에 들어가는 게 흥미롭습니다.
게다가 "십 년 후에는 아무도 모를지도" 모른다면서 "오히려 그게 좋지 않냐"고까지 하니
정말 십 년 후에는 '깨진 글씨(文字化け)'라는 표현이 '다이얼(ダイヤル)'과 같은 느낌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 관련 기사 일본어 원문 발췌, 열기
平山 | ところでさ、「ハネモノ」ってパチンコ用語だよね。 | マサムネ | そうなんですってね。俺、パチンコやらないから、知らなかった(笑)。
ハネのような生き物っていうイメージだったんですけど。
しかも、元々のこの曲のタイトルは”ウクライナ”。ちょうどウクライナと日本代表の試合を観てて。
ウクライナって言葉に、ウキウキするようなイメージがあって。ウクライナの国旗って知ってます? | 平山 | 知らないです。 | マサムネ | 下半分が黄色で、上半分が水色なんですけど。空と麦畑のイメージ。
そういうのって素敵だなあっていうことで。この歌は初め、そういう牧歌的なイメージだったんです。 | 平山 | ”カモミールフレイバー”って歌詞あるけど、これも全然違うじゃん。 | マサムネ | (笑)。 |
WHAT's IN? 2002년 9월호 기사 「밴드의 신기준(バンドの新基準)」중에서 발췌.
田村 | 歌詞に”文字化け”って出てくるじゃないですか。
それってもしかしたら10年後には”ポケベル”みたいに死語になるのかなって一瞬思った。 | マサムネ | それがいいんじゃない、かえって(笑)。10年後には誰も知らないかも。”ゲバボー”みたいに。 |
WHAT's IN? 2002년 10월호 기사 「어둠에 떠오르는 섬광(闇に浮かぶ閃光)」중에서 발췌. | 
WHAT's IN?
2002年 10月号 |
ⅳ : 변신 닌자 아라시
싱글 ハネモノ(Hanemono, 날개같은 자)의 프론트 커버 이미지.
가면을 쓰고 있는 어린 소년의 이미지를 담은 낡은 사진인데요.
사진 한 귀퉁이에 있는「COLOR 9 73」라는 작은 글씨와 반팔 티셔츠의 옷차림으로 미루어볼 때
아마 늦여름 분위기의 1973년 9월 초, 어느 소년을 찍은 사진을 스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부클릿을 살펴봐도 이 소년의 이미지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이나 정보가 없고
그저 아트 디렉션은 키무라 유타카(木村豊)가, 디자인은 「CENTRAL 67」이 담당했으며
표지 캐릭터 저작권은 「이시모리 프로덕션 토에이(石森プロ・東映)」에 있다고만 되어 있을 뿐인데요.
스핏츠의 다섯번째 앨범 空の飛び方(Sora no Tobikata, 하늘 나는 방법) 이후
이달 초 발매된 라이브 DVD에 이르기까지 모든 음반의 아트 디렉터를 맡고 있는 키무라 유타카.
인터넷에 나와있는 이야기로는,
가면을 쓴 그 소년이 바로 어린 시절의 키무라 유타카라고 합니다. | 
2002-08-07
ハネモノ |

変身忍者 嵐 | 그리고 키무라 유타카 소년이 쓰고 있는 그 가면은,
1972년과 1973년에 걸쳐 방영된 특촬 드라마 변신 닌자 아라시(変身忍者 嵐)에서의 가면이라는데요.
토에이(東映) 영화사 제작의 이 텔레비전 드라마 원작자 이름을 보니, 아하···!, 싶었습니다.
부클릿에 나와있는 "표지 캐릭터 저작권「이시모리 프로덕션 토에이」"가 뭔지 몰라서 뜬금없어 보였는데
이 드라마의 원작자가 이시모리 쇼오타로(石森章太郎)라는 만화가라고 하니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구요.
이시모리 쇼오타로. 토에이 영화사. 「이시모리 프로덕션 토에이」. |
이시모리 쇼오타로 또는 이시노모리 쇼오타로(石ノ森章太郎).
특촬물 가면 라이더(仮面ライダー)의 원작자로 유명한 사람이라는데 저는 이런 종류의 영상을 접해본 적이 없다보니 금시초문입니다.
●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시모리 프로덕션 바로가기
ⅴ : 다시 하네모노
이렇게 '비하인드 스토리'를 쫓아가다 보면, 그 당시 마사무네의 모습이 저절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합니다.
기타를 퉁기며 새로운 멜로디를 만들고 있던 중 마침 텔레비전에서는 우크라이나와의 시합이 방영되고 있고
문득 '우크라이나'라는 나라 이름에서 느낌이 '우키우키'해져서는 즉, 들뜨는 듯한 기분이 되면서
거기서 상념은 푸른 하늘과 노란 보리밭의 우크라이나 국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니까
그 맑은 하늘과 풍요로운 대지의 이미지를 멜로디에 담으려고 오선지에 음표를 써나가는··· 그런 모습의 마사무네.
心地良い耳鳴り 文字化けの中にも 輝く運命を知る
無理矢理晴れた日 始まった物語 僕らはここにいる |
기분 좋은 귀울음 깨진 글씨 안에도 빛나는 운명을 알 거네
억지로 갠 날 시작된 이야기 우리는 여기에 있네 |
그렇게 만들어진 멜로디에 마사무네는 노랫말을 입혀서 흥얼거립니다.
'빛나는 운명(輝く運命)'을 엿보는 통로를 표현함에 있어, 언젠가 사어가 될 듯한 '깨진 글씨(文字化け)'라는 단어을 구사하기도 하고
'하네모노(ハネモノ)'라는 자기 식의 신조어를 만들어서는 '날개와 같은 생명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그걸 제목으로 붙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렇게 해서 만들어졌을 노래, ハネモノ(Hanemono, 날개같은 자).
이 노래를 싱글로 발매하기로 결정하고 커버 디자인을 어떻게 할 것인가 토의하던 즈음,
「CENTRAL 67」의 아트 디렉터 키무라 유타카는 이 노래를 듣고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요?
과연 어떤 느낌이 그에게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뒤져서 찾아 꺼내게 했는지.
'돌아가는 계절(巡る季節)'을 '뒤쫓아가(追いかけていく)'고 싶은 심정이 생겨서 그랬던 걸까.
아니면 고개를 좌우로 까딱거리며 손뼉을 치고 싶게 만드는 리듬감이 그를 자극했던 걸까. | 
CENTRAL 67 |

木村豊 ? | '우크라이나'에서 시작해서 '날개와 같은 생명체'로 맺어지는 상상력. 그 남다른 상상력.
노래를 만드는 마사무네의 그러한 재능을 보통 사람인 제가 가늠할 수 없듯이
이미지를 만드는 키무라 유타카의 그것 또한 저는 제대로 헤아리기 어렵고 그저 흥미롭기만 한데요.
싱글 발매 한 달쯤 뒤에 발매된 앨범 三日月ロック(Mikazuki Rock, 초승달 록)의 부클릿을 펼쳐보면
그 첫 페이지에, 사람들이 줄서있는 어딘가에서 뭔가 투정을 부리는 듯한 어린이의 모습이 나옵니다.
세피아 톤 분위기의 사진에 나오는 이 어린이도 키무라 유타카의 어릴 때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
일본 쪽 인터넷에 나와있는 이야기로는, 이 앨범 부클릿에도 그의 어린 시절 사진이 있다는데
부클릿의 여러 사진 중에 어린이는 바로 이 이미지에만 있으니 그가 지금의 아트 디렉터 키무라 유타카인 듯 싶다는 거죠.
近づいて 抱き上げて
ノドを鳴らす 子猫のような
望み通りの生き物に変わる |
가까이 가서 안아 올리고
목청을 울리는 새끼고양이 같은
희망했던 대로의 생명체로 바꾸네 |
√ WHAT's IN? 2002年 10月号 이미지를 구해주신 ○○님께 감사드립니다.
√ ハネモノ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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