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 이제 곧 2010년입니다
2004년 3월 27일 이후 오늘까지,「myspitz story ··· 僕のスピッツ話」에 글을 남겨주신 모든 분들.
[MiN..], ^^, _, 1004ant, 19, aikons, aka, A양, BlissBless, Bohemian, cafeterrace, camomile, celli, cha*ya, CHIBI, chris, Dreaming Blue Sky..., Dyce, EGOISTsoyi, eh, elofwind, elyu, enkoko, FUWA, glucose, h, hansol728, hongng, hyangii, Ichiro, inaba, jinnuri, j-music21, JooJiYeon, josh, jtirnya, kiku, lee_pd, Les Paul, liebemoon, masami, Maya, mazamune, miami, mj, momo, mora, morpho, Mr.Met, Mr.zin, mukku, NEON, Nestari, nightgreen, ninano, noisepia, oo...., Ramones, Rhtn, rurara, san, shakehaze, SOSO, Space Cowboy, sun, SURF, syrup, tomiko Van, Tube, U-ra, VAN, vellica, xeno3002, yoda, Zikk,
가나, 가을이, 가을하늘™, 感, 감정생활, 강동현, 강민재, 개념, 거짓말, 검은새, 桂銀晶, 공갈포, 光, 궁금, 그녀, 김세현, 김은진, 나미, 냐옹이, 늑돌이, 니은, 더블레인, 데미안, 둘리프트, 똥개오리, 라디오키즈, 로라걸, 류동협, 류사부, 마녀, 마사무네, 메이, 모운, 미도, 미도리, 미루키, 미미씨, 미키군, 밀크티, 바다거북, 바라미, 방랑마녀, 방문자, 배창완, 버트, 보리차, 보조개, 분랑, 블루, 비틀즈, 상큼토끼, 샤르르, 샤리반, 샤이닝, 서민규, 서희, 솔솔, 솔잎추출물, 수안, 水波色時~, 스이유, 시다모, 시크리엘, 씨리얼, 아오리, 앙팡, 애인이다, 앰플, 야네크, 魚, 어웅, 여우비, 오디, 우메보시, 우태욱, 욱병이, 원명희, 유상병, 은향씨, 이나미미, 이무기, 이삼, 이시태, 이즈미, 이토친구, 작은 악마, 재희, 조나쓰, 좋은친구, 지미키튼, 짜짜라, 天漁, 초류향, 친구, 七色, 칼라, 키라키라, 태양을 삼킨 새, 틸, 파페, 푸닥푸닥, 피아, 하츠, 함경완, 호루라기~, 홍경, 황용호, 후이, 휘정, 희미, 히나마리,
ありす、とろ、ナカムラ ユエ、はな、みろりん、ロビタ。
(이상 가나다 순, 존칭 생략) | 
あけましておめでとう! |
그리고 혹시라도 저의 부주의로 인하여 이 자리에서 닉네임이 언급되지 못한 ○○님(들),
글은 남기진 않았더라도 그동안 이곳을 드나들면서 조금이라도 편안한 시간을 보내셨던 분들,
아울러 오늘 이 곳에 처음 오신 분들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あけまして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
ⅱ : 그것은 아주 슬픈 일이다
연말연시는 해바뀜의 시기라서 그런지 아무래도 '나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되고
그런 생각은 곧바로 '후회'라는 감정을 마치 당연한 듯 끌어옵니다. (연초보다는 특히 연말에 더욱)
그러다 '반성'까지 이끌어내면 좋긴 하겠지만 제 경우 그저 '후회' 정도에서 그치고 흐지부지되어 버리는군요.
자신의 '나이'를 꼽아보면서 상념에 잠기는 모습은, 연말이라면 저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 같은데요.
이곳에 들리시는 분들 역시 연말이 되면 '더 이상 어리지 않다'라든지 '또 한 살 먹는다' 등의 생각을 하게 마련일테고
윗 연배 분들의 면전이 아닌, 또래들끼리의 송년회 자리라면 '늙어 간다'라는 식의 말을 서로 던지고 받기도 하겠지요.
빨리 어른이 되고픈 교복 차림의 미성년이 아닌 밖에야, 나이 먹는 것에 대해서는 다들 씁쓸한 감정을 가지고서 말입니다.
 | 나이를 먹는다는 것. 한 번 지나간 시간은 그 누구도 돌이킬 수 없다는 것.
그러하기에 특정 시기나 특정 연령대에 겪어보고 느껴보고 이해해봄 직한 어떤 것들을,
겪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때를 지나쳐 버리게 되면···
(내 것이 될 수 있었던) 어떤 경험, 느낌 그리고 이해의 존재조차도 알지 못한 채 그 나이를 넘겨 버린다는 것.
힘에 부쳐서 그리 됐든 사랑에 눈이 멀어 '정신줄' 놓고 있다가 그랬든 또는 어쩌다보니 놓쳐 버렸든.
어느새 십이월도 다 지나가고 그렇게 나이만 한 살 더 먹게 된다고 생각하니··· 아쉽고 씁쓸합니다. |
지금 제가 하는 이야기와 그 배경은 다르지만, 어느 소설에서도 비슷한 표현이 있더군요.
무언가를 이해하기에 아직 어리다면 언젠가는 이해할 때가 온다.
하지만 무언가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면, 그 사람은 영원히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아주 슬픈 일이다.
아주 아주 슬픈 일이다. |
이즈음에, 그러니까 2009년이라는 시기의 나이에, 겪고 느끼고 이해해야 할 무언가를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영원히 그것을 겪을 수도 느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면, 그러기엔 이미 나이 들어서 돌이킬 수 없다면, 그것은 아주 슬픈 일.
ⅲ : 이제 놓지 않을래 바람은 차갑지만
앞서 인용한 어느 소설의 한 대목 덕분에,
마침 그 소설에서 언급되었던 스핏츠(スピッツ)의 옛노래 하나를, 이 글을 쓰는 내내 듣고 있는데요.
이 노래를 듣고 있으니··· 뺨을 타고 흐르던 몇 방울의 겨울비가 기분 좋게 차갑던 얼마 전의 어느 날,
만날 때는 고민으로 조금 불안한 눈빛이더니 헤어질 때는 입을 앙다물고 미소짓던 어느 친구의 얼굴이 생각납니다.
그 친구, 스핏츠의 최근 노래는 제법 아는 친구이기도 한데 이 노래는 꽤나 예전 노래라서 아마 모를테지만.
もう離さない いつまでも
風は冷たいけど |
이제 놓지 않을래 언제까지나
바람은 차갑지만 |
이달 초, 상당히 흐린 날씨여서 혹시 눈발이 날릴지도 모를 어느 날 오후였습니다.
메신저에 온라인으로 떠있던 그 친구가 제게 바쁘냐고 쪽지로 물어보길래 괜찮다고 대답했더니
'갈팡질팡', '흔들리는 마음', '줏대' 등의 표현이 섞인 쪽지를 잇달아 보내왔습니다.
웃는 얼굴을 늘 하고 있지만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마음 속으로는 힘든 구석이 있던 친구인데,
그날 마침 누군가와의 대화가 계기가 되어 '다른 길'을 걷고자 마음먹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진짜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어쩌다보니 기회가 생겨서···.
서너 차례 쪽지가 더 오가다보니 둘 다 이건 메신저로 계속할 얘기가 아니다 싶어졌고
그래서 그날 저녁, 이태원의 어느 칠리버거 식당에서 그 친구와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  |
 | "늦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단 말도 있잖아" 라는 식으로 화답할 거라면 쪽지 대화로 충분했겠지요.
'다른 길'을 가겠다는 것이 운전 중에 차선 변경하듯 마음만 먹으면 바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그 친구는 이미 시기를 지나쳐 버린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제 마음 속에 조심스럽게 퍼졌습니다.
'다른 길'이라고는 하지만 실은 지금까지의 것들은 모두 접고 뒤늦게 모든 걸 새로 시작해야 하고
또 '험한 길'이기도 해서 혹시라도 중도에 포기라도 하게 된다면 애당초 안 한만 못할 수도 있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흐지부지 되지 않고 다 이겨내고 끝까지 해낼 수 있냐고 몇 번이나 되물었습니다.
그의 고민은 엉뚱하게 제 마음 한 구석을 건드려서 자칫 제가 그에게 넋두리를 늘어놓을 뻔하기도 했습니다. |
음···. 난 진작부터 자신없어. '다른 길' 말이야. 그래서 그런가봐. 넌 나랑 다른데 말이지.
그래. 마음 굳게 먹었다니, 그렇다면 죽자고 하는 수 밖에. 2010년엔 자주 보기 힘들 것 같은데? 후훗.
지하철 역으로 가려고 밖으로 나서니 어느새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더군요.
'어쩌지?' 하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는 것도 잠깐, 유쾌하게 "비 좀 맞지 뭐!" 라고 하면서 함께 웃었습니다.
십이월에 내리는 비. 얼굴에 툭 닿더니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방울. 기분 좋게 차가웠습니다.
ⅳ : 참고 도서, 음반 그리고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 소설, 열기
무언가를 이해하기에 아직 어리다면 언젠가는 이해할 때가 온다. 하지만 무언가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면, 그 사람은 영원히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아주 슬픈 일이다. 아주 아주 슬픈 일이다.
···
학교에 가는 전철 안에서, 나는 늘 음악을 듣는다. 문과 좌석 사이 틈에 서서 가방을 발치에 내려놓고, 워크맨은 코트 주머니 속에 들어 있다. 목에 둘둘 만 옅은 분홍색 목도리에 입도 코도 파묻히도록 고개를 숙이고 있다. 집에 돌아가는 전철 안에서도 그렇다. 자리가 비어 있어도 앉지 않는다.
그러고 있으면 굉장히 안심이 된다. 주위에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그러고 있으면 나만의 세계에 있는 셈이다. 이어폰에서는 스피츠(Spitz)가, 다시는 놓지 않을 거야, 당신은 내 모든 것, 이라고 내 귀에만 속삭인다.
∼ 에쿠니 카오리(江國香織)의 소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いつか記憶からこぼれおちるとしても)』 중에서. | 
いつか記憶から こぼれおちるとしても |
● 노래, 열기
魔法 ∼ スピッツ
消えてしまいそうな老いぼれの星も
最後の祈りに耳をすませてる
サビついた自由と偽物の明日
あの河越えれば君と二人きり
もう離さない 君がすべて
風は冷たいけど
胸の谷間からあふれ出た歌は
果てしない闇を切り開く魔法
もう離さない いつまでも
風は冷たいけど | 마법 ∼ 스핏츠
사라져 버릴 듯한 저 오래된 별도
마지막 기도에 귀를 기울이고 있네
녹슨 자유와 가짜인 내일
저 강 넘으면 너와 둘뿐
이제 놓지 않을래 네가 전부
바람은 차갑지만
가슴의 골짜기로부터 넘쳐나왔던 노래는
끝없는 어둠을 갈라 여는 마법
이제 놓지 않을래 언제까지나
바람은 차갑지만
● 魔法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 
1992-04-25
スピッツ
オー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 |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1992년 4월 25일 발매 스핏츠의 미니 앨범
オー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Aurora ni Narenakatta Hito no Tame ni, 오로라가 될 수 없었던 사람을 위해서).
첫번째 트랙 魔法(Mahoh, 마법).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
사키야마 타츠오(崎山龍男) |
Vocals
Guitars
Bass, Backing Vocal
Drums, Percussion, Backing Vocal |
additional musicians
Acoustic Piano, Hammond Organ
Timpani
Trumpet
Trombone
French Horn
Rhythm Arrangement |
라이온 메리(ライオン・メリィ)
아라야 쇼코(新谷祥子)
에릭 미야시로(ERIC MIYASHIRO), 나카자와 켄지(中澤健次)
카기와다 미치오(鍵和田道男), 와타나베 료지(渡辺良二)
타카노 테츠오(高野哲夫), 이이자사 코지(飯笹浩二)
스핏츠 |
recorded at GREEN BIRD SUGINAMI; 24∼30 Jan. 1992.
mixed at SMILE GARAGE; 2∼5 Feb. 1992.
mastered at TOKYU FUN Digital Mastering Room; 7 Feb. 1992.
이 미니 앨범의 커버 이미지가 주는 느낌을 좋아하는 팬들도 제법 많을 듯 싶은데요.
앨범 부클릿의 앞표지에는 과일을 깍고 있는 손을 보여주는 아홉 컷의 이미지,
뒷표지에는 과일을 들고 있는 두 손을 의도적으로 핀트를 맞추지 않고 흐릿하게 잡은 이미지,
그리고 케이스를 열고 씨디를 꺼내면 케이스 안쪽 바닥에 보이는 열두 컷의 손 이미지.
크레딧에는 이 '손' 모델이 아베 쿄코(阿部京子)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구글 일본과 야후! 재팬에서 제 딴엔 제법 꼼꼼하게 검색해봤습니다만···
「スピッツ」와 「阿部京子」,
이 두 검색어가 매치되는 글이 찾아지지 않으니, 어떤 여성인지 통 알 수가 없네요. | 
オー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 |
+
글 남겨주신 분들 중에서 닉네임을 바꾼 경우, 최근에 사용하시는 것으로 고쳐 쓰기는 했으나
제가 꼼꼼하지 못한 탓에 혹시 예전의 닉네임으로 썼거나 한글/영어/일본어 표기 등이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지적해주시면 내년에는 꼭 제대로 쓰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魔法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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