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りふれた人生 Arifureta Jinsei 흔한 인생 |
ⅰ
한낮에도 영하의 날씨로 움츠려들던 며칠 전 오후.
건너편 테이블에 있던 손님들이 나가고 나자 우리 둘만 남은 어느 커피숍 이층.
보안 관련 업체에서 면접을 보고 온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 평범하게 산다는 건 정말 힘들어···, 안그래?
진학 그리고 사회에의 진출 등, 이십 대 시절 몇몇 전환점에서 그가 스스로 선택했던 길.
그는 그 선택의 순간들을 얘기하면서 '난 왜 이럴까' 하는 자괴감에 젖은 목소리를 냈다.
그런 경우 허물없는 우리 사이가 그렇듯 평소 같으면 적당히 쌍욕을 섞어가며
사지 멀쩡하고 앞날이 창창한데 뭔 약해 빠진 소리냐며 손사래를 쳤을텐데.
그날 그러지 못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고 있는 이십 대 중반 정도의 나이라면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위로와 격려로 당사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대학을 졸업한 지도 제법 몇 년이 지났거나 이미 직장도 한두 차례 바꿔본 연령대라면
'란도쌤' 방식의 다독거림에 돌아오는 응답은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는 볼멘 소리일테니. |  |
'나는 남다른 인생을 살 것이다' 라는 꿈을, 누구나 한때는 꾼 적이 있을 것이다.
꿈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니, 과거(완료)형의 꿈만이 아니라 지금도 그런 꿈을 가지고 있을 거다.
넥타이 색깔만 바뀔 뿐 매일 다를 게 하나 없는 회사원으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지는 않겠다든지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지금 당장 확정지을 순 없어도 이를테면 글로벌한 삶을 살고 싶다든지
의사, 변호사 같이 뻔한 직종은 아니면서도 그만큼 고소득인 전문직 타이틀의 명함을 가질 거라든지
또는 그냥 '난 부자가 될 거야'와 같이 단순해 보이지만 누구에게라도 만만치 않게 어려울 수 있는 꿈이든지
아무튼 구체적이든 다소 막연하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지 않으리라는 꿈.
그 친구도 대학생이던 시절에는 아마 그랬을 것이고
졸업 후 다녔던 한두군데 직장에 몸담고 있을 무렵에도 어떤 특별한 꿈을 꾸고 있었을 거다.
그 업무에 있어서는 사오 년 안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가 될 거라든지
동료는 물론 상급자들조차도 자신을 부러워할 만큼 인센티브를 챙겨 수 년 안에 '억!' 소리를 내고
언젠가는 그 업종 또는 유사한 업종의 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CEO가 될 거라든지.
아마 그런 꿈을 꾸었을지도 모르는 그가 삼십 대가 된 지금,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다.
특별한 건 고사하고 평범하게 사는 것조차 정말 너무 힘들다고.
···.
그는 저녁에 여자친구를 만날 거라면서 별일 없으면 나더러 같이 만나자고 했다.
그의 여자친구는 이미 두어 차례 만난 적이 있어서 그다지 어색하지 않기에 그러자고 했는데
처음엔 홍대 앞에서 만나서 가볍게 라멘이나 덮밥을 먹으려다가 생각을 고쳐 먹었다.
심사가 편치 못해 바닥에서 허우적거릴 때는 조금 무리해서 호사를 부릴 필요가 있는 거다.
그래서 그날 저녁 우리는 그 흔한 할인카드 하나 없었지만 페밀리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에피타이저부터 메인 디시까지 식탁이 좁아 수시로 정리를 해야 할 만큼 풍성한 저녁을 즐겼다.
그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낮에 들었던 그의 푸념,
"평범하게 산다는 건 정말 힘들어···, 안그래?"
머리 속에서 그 말이 계속 맴돌았다. |  |
ⅱ
● 흔한 인생, 열기
ありふれた人生 ∼ スピッツ
ありふれた人生を探していた 傷つきたくないから
君といる時間は短すぎて 来週までもつかな
ああ 心がしおれそう 会いたい
もう待てない これ以上待てない
そして今日もまた 眠れない
空回るがんばりで許されてた 現実は怖いな
逃げ込めるいつもの小さな部屋 点滅する色たち
ああ 時々 聴こえる あの声
もう待てない これ以上待てない
文字を目で追って また始めから
ああ 会いたい 夢でも 会いたい
もう待てない これ以上待てない
わかっているけど 変われない
作詞・作曲 ∶ 草野正宗 | 흔한 인생 ∼ 스핏츠
흔한 인생을 찾고 있었네 상처입고 싶지 않으니까
너와 있는 시간은 너무 짧아서 다음 주까지 견뎌내려나
아아 마음이 시들 듯해 보고 싶어
이제 기다릴 수 없어 더는 기다릴 수 없어
그리고 오늘도 또 잠 못 이루네
겉도는 인내력으로 용서받고 있었던 현실은 무섭구나
도망쳐 들어가는 여느 때와 같은 작은 방 점멸하는 색색들
아아 가끔 들리는 저 목소리
이제 기다릴 수 없어 더는 기다릴 수 없어
글자를 눈으로 좇으며 다시 처음부터
아아 보고 싶어 꿈이라도 보고 싶어
이제 기다릴 수 없어 더는 기다릴 수 없어
알고 있지만 바뀔 수 없네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웰컴 투 더 정글.
사회에 첫발을 내딛던 이십 대 후반에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두려움보다는 투지가 불타올랐을텐데.
그리고 딴에는 죽자고 달렸고 아니다 싶을 때는 말을 갈아타고 달리기도 했는데.
그러다 드디어 스스로 무언가 해내고 있다는 느낌을 어렴풋하게 받기까지 했을텐데.
졸업하고 취업하면, 또는 일단 저지르고 나면 시야가 그래도 어느 만큼은 맑아질 줄 알았을텐데.
조심스레 손을 펴봤지만 쥐어진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두툼해져가던 지갑도 어느새 다시 얇아진 느낌.
그 친구, 처음부터 다시 뛰어야 하는 현실을 무겁게 그리고 무섭게 느낀 듯 했다.
ありふれた人生を探していた 傷つきたくないから
空回るがんばりで許されてた 現実は怖いな |
흔한 인생을 찾고 있었네 상처입고 싶지 않으니까
겉도는 인내력으로 용서받고 있었던 현실은 무섭구나 |
그가 아직 서른이 되기 전인 스물몇 살 또래라면
그나마 '겉돌아도 잘 버티기만 하면 용서받고(空回るがんばりで許されて)' 그럴지 모른다.
하지만 삼십 대에 이미 들어서 있는 그 친구.
이제는 그저 버티기만 해서는 자칫 해답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친구가 내게 며칠 전 그날 그리고 그 전에도 몇 번 말했듯이
평범하게 산다는 것, 다시 말해 '흔한 인생(ありふれた人生)'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또, 웰컴 투 더 정글.
이십 대 후반보다 더 빡셀 것이 분명한, 웰컴 투 더 '레알' 정글.
이거 봐, ○○.
힘들었겠지만 지금까지는 진짜 정글이 아니라 사파리였을지도 몰라.
비싼 입장료 주고 들어간 사파리에서 정글 체험 제대로 한번 했다고 생각해.
이제부터가 진짜 '레알' 정글일테니 주먹 불끈하라구.
이때까지보다 분명 더 힘들 거야.
이거 뚫고 나가면 돼. 못할 것도 없잖아?
나는 너를 여전히, 믿어. |  |
ⅲ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2005년 1월 12일 발매 스핏츠(スピッツ)의 11번째 정규 앨범 수록.
두번째 트랙, ありふれた人生(Arifureta Jinsei, 흔한 인생).
밴드 스코어로 스핏츠 멤버들이 연주한 곡이지만 현악과 피아노 연주가 포함되어 있는데
서포트 뮤지션들의 이 연주는 간주 부분이나 후렴부 등 특정 부분에만 연주되는 것이 아니라
전주부터 페이드 아웃으로 끝나는 후주까지 곡 전반에 걸쳐 주요 역할을 하도록 편곡되었다.
기타, 베이스, 드럼이라는 록 밴드 기본 포맷의 사운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카메다 세이지(亀田誠治)의 편곡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말랑말랑하게 들리는 이런 어레인지먼트를 두고 다소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는 취향에 맞다.
현악 반주는 킨바라 치에코 그룹(金原千恵子グループ)이라는 스트링 섹션의 연주.
이 앨범에도 수록된 바 있는 싱글 正夢(Masayume, 마사유메) 레코딩에도 참여했다.
킨바라 치에코의 프로필은 아래 링크를 참조.
● 正夢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2005-01-12
スーベニア
track 02
ありふれた人生 |
√ ありふれた人生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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