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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말해요 분명하게 말해요 大きな声で、はっきりと言うんだ
  ザ・リヴィング・イヤーズ The Living Years 살아 계실 적에

가격이 만만찮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타이어를 결국 교체했다.
네 짝 모두 반질반질하게 닳아 있는데다가 요즘 들어 눈도 많이 오고 해서 불안했는데
지난 주말 아버지 어머니를 뵙기 위한 장거리 주행을 앞두고 있던 참이라 바꾸었다.
경기도를 벗어나는데만 두 시간을 넘길 만큼 주말의 고속도로는 붐볐지만
고속도로를 벗어나 공원묘원의 입구에서부터 두 분이 계신 곳까지 올라가는 동안에는
나 말고는 사람 하나 없어서 그야말로 고즈넉한 성묘길이었다.

두 분은 나란히 누워서 언제나처럼 묵묵히 나를 맞이해주셨다.
어머니 자리 옆에 이름 모를 고양이 한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고.

딸들과는 달리 아들들은 보통 그렇다.
미성년 시절을 벗어나기 전부터 이미 아버지와는 더 이상 살갑게 지내지 못하는 것 말이다.
굳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같은 것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사내자식은 그렇다.
나 역시 다르지 않았다.
한편 어머니께서도 자상하다는 말을 할 만큼은 아닌 어쩌면 다소 무뚝뚝한 분이셔서
기억을 유년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 더듬어봐도 내가 품에 안긴다든지 하는 장면은 떠오르지 않는다.


사람들은 존경하는 인물로 수많은 위인들이 제쳐두고 자신의 아버지를 꼽는 경우가 많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난 이후 언제부터인가 나의 그 항목에도 아버지 한 분만 자리잡았다.
삶에 있어서 (특히 '생존'에 역점을 두고서) 기본적으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를
말없이 때로는 반면교사의 방식으로도 가르쳐 주셨다는 것을 떠나시고 나서야 뒤늦게 알았다.

아버지 만큼은 아니어도 꽤 오랫동안 말년을 병원에서 보내신 어머니께서는
병원에서 나를 보실 때마다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끼니는 거르지 않고 먹고 다니냐고, 말씀하셨다.
그리고는 당시 간병을 도맡아 하던 누나에게 당부하듯 그러셨다. "쟤, 밥 먹여서 보내라".
요즘 밥 굶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또 그 말씀이 가끔의 치매 증상에서 비롯된 것인줄 알면서도
문병을 마치고 다시 돌아서는 밤길의 고속도로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던 어머니의 표정,
밥은 먹고 다니냐고 하실 때의 그 표정은 나로 하여금 휴게소의 깜깜한 주차장에서 눈물짓게 만들었다.

I wasn't there that morning
When my Father passed away
I didn't get to tell him
All the things I had to say
저는 그날 아침 그곳에 없었지요
아버지께서 임종하시던 날
저는 당신께 말하지 못했습니다
꼭 털어놓았어야 할 얘기들을

아버지께서 떠나시던 날, 하필 그 순간에 잠시 자리를 뜨는 바람에 나는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십년의 세월을 투병하시던 터라 흔히 말하는 위급하다는 경우도 자주 마주쳐서 면역이 된 탓에
머잖아 있을 듯한 장례에 대비해서 검정색 정장을 사러 나간 틈에 아버지께서는 눈을 감으셨던 것이다.
백화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던 그 순간에 바로 그 '머잖아'가 와버린 것도 나는 모른 채.

급작스런 사고로 인해서가 아니더라도 병환으로 오랜 치료 끝에 세상을 등지는 많은 분들도
그 즈음에는 언어 소통 능력을 상실한 채 중환자실에서 혼수상태에 빠져 있기가 일쑤라서
임종 직전에 가족과 나누는 마지막 대화의 장면은 영화나 TV 드라마에서나 흔한 것이지
'이제는 놓아드려야 하는' 때를 맞이한 병실에서의 현실은 몇 마디의 짤막한 소통조차도 불가능하다.
떠나시는 어머니의 곁에 지켜 서있던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식어가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당신의 차가워진 뺨을 감싼 채 잘 가시라고 속으로 되뇔 뿐이었다.
온기가 사라진 당신의 두 뺨에서 전해 오던 낯선 감촉과 천천히 밀려오던 망연자실의 심정 사이에서.


해가 조금씩 길어지고 있긴 해도 일월의 오후는 짧다.
성묘를 마치고 두 분의 봉분 주위를 느린 걸음으로 한 바퀴 도는 동안
마치 거기가 자신이 평소에 늘 있던 곳처럼 앉아서 날 쳐다보던 고양이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곧 어두워질 참이었다.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해요.
다음에 또 들릴게요.


● 노랫말과 덧붙임, 열기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3/01/25 04:27 | 듣기 | trackback (0) | reply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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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풋 -  2013/01/27 14:16 comment | edit/delete
마음이 시리네요. 여러가지 사정으로 부모님을 자주 만나지 못하고 있어서 더 그래요..
추운데 감기 조심하셔요!
         
Kei 2013/01/28 00:18 edit/delete
적어도 설날 추석 두 번 만큼은 다들 부모님을 뵙기 위해 움직였는데
언젠가부터 여러가지 사정상 그런 날에는 도리어 못가는 사람도 가끔 보이더군요.
그 제각각의 이유를 모르긴 해도, 뭐랄까, 살기가 팍팍해진 탓도 있는 것 같아요.

전 요즘 감기보다 더 신경쓰이는 것이 자주 '체하는 기분'이 든다는 것인데요. 힘들어요.
오늘도 두 번이나 그랬어요. (지금 그 두번째의 여진이 남아 있어서 약간 불편해요)
명치 쯤에서부터 아주 뜨겁게(?) 뭐가 쳐받아 올리는 느낌이 목 아래 쯤에서 멈춰서는
등과 가슴, 그러니까 윗쪽 부분이 아주 힘들어요.
이걸 아프다고 해야 하나 (배 아픈 것 하고는 전혀 달라서요)
뭔가 고통은 분명히 있는데 설명이 안돼요.

이런, 제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
(오랜만의 둘리풋님이라서, 그냥 막 던지는 수다!)

Crispy! -  2013/01/28 12:46 comment | edit/delete
얼마전 친정에 다녀왔습니다.
언제나처럼 또 폐만 끼치고 돌아왔어요.
항상 집에 돌아올때 이것 저것 잔뜩 챙겨주시느라고.....
니가 이뻐서가 아니라 손녀가 이뻐서 챙겨주는거다! 라고 하시면서요.
만약 공항에서 짐 무거운사람 블랙 리스트가 있다면 올라있을지도 몰라요.

이런 곡이 다 있군요.
눈시울이 또 붉어집니다..
         
Kei 2013/01/28 14:11 edit/delete
노래, 마음에 드시나요? 고맙습니다!

실은 얼마 전 그러니까 나라 전체가 선거 분위기로 왁자지껄할 때 이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워낙 양쪽 지지자들의 시각이 달라서 또 세대 간의 시각이 꽤 많이 달라서요.

오래 전의 명곡을 크리스 드버그가 얼마 전에 커버를 하는 바람에 다시 듣게 되었는데
그게 선거철에 다시 떠오르고 그러다가 선거 이후에는 이렇게 개인적인 이유로 또 듣게 되더라구요.

"니가 이뻐서가 아니라 순주가 이뻐서 챙겨주는 거다!"
요즘 유행하는 말을 빌리자면, '오글거림' 하나 없이 깔끔한(!) 사랑담뿍의 표현이시군요. ^^

지우 -  2013/02/01 04:24 comment | edit/delete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죠. 잘 지내셨죠.
이 새벽 먹먹해지는 것이 부모님께 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꼭 특별한 것이라기 보다 말 ㅔ
한마디라도 따듯하게요. 툭툭 내뱉는 말이 내게도 가시가 되기도하더라고요..
'밥 먹었니?' 라고 언제나 물어보시는 어머니의 말에 어릴때는 밥밥 한다며 자주 짜증을 내곤 했는데
이젠 찡하게 다가옵니다. 밥이란 참 따뜻한거 같아요. ^^

참, 위 댓글을 보고 조금 걱정되서 한마디 건네자면 혹시 식도염 있으신거 아닌가요?
제 증상이랑 비슷해요. 병원에 함 가보심이 좋을듯합니다.
         
Kei 2013/02/03 01:48 edit/delete
(먼저, 답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새해인사는 음력으로 정원 대보름 지나기 전까지는 된다고 하니, ^^
지우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랜만입니다!)

저는 이제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습니다.
그저 마음 속에 남은 채 가끔 떠올라서 그럴 때마다 저를 먹먹하게 만들기도 하지만요.

가족과의 밥자리, 특히 부모님과 함께 하는 밥자리의 횟수는 줄어듭니다.
어쩌다 자리를 함께 하는 기회가 생겨도 그다지 많은 말을 주고받지는 않지요.
하지만 그렇게 자릴르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것이니
딱히 별 얘기를 주고받지 않더라도 그런 자리를 자주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지요.

말씀하신대로 혹시 식도염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역류성 식도염'인가 그것 말이지요.
이런 경우로 의심되면 어떤 병원으로 가야할 지 모르겠어요.
이비인후과를 가야하는 건지 내과를 가야하는 건지.
지우님은 어떤 병원으로 가보셨어요?

지우 -  2013/02/03 10:50 comment | edit/delete
저도 역류성 식도염이에요. 좀 심한편이었죠. 이건 내과로 가세야 해요.
월요일 당장 가시는게 좋겠어요. 이비인후과 증상도 나타난다면 좀 심한편 같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그렇다고 걱정마세요. 약먹고 생활습관 고치면 된답니다. 꼭 병원가세요.
         
Kei 2013/02/03 17:25 edit/delete
아, 그게 내과 쪽 질환이군요!
이비인후과적 증상? 사실 전 그게 '식도'쪽인 듯 해서, 인후'를 담당하는 이비인후과를 거론한 것이지
제 증상이 이비인후과적 증상인지 뭔지 자체를 아예 몰라요.

근데 앞서 다른 댓글에서 말한 그 증상이
자주는 아니고 어쩌다 가끔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증상이라서 "당장 병원!" 가려니 멈칫멈칫하게 되네요.
(Kei, 겁먹었습니다, 프핫)
참, 그런데 약먹고 생활습관을 고치면 된다고 하셨는데
고쳐야 할 나쁜 생활습관으로는 어떤 게 있나요?

지우 -  2013/02/04 13:07 comment | edit/delete
식도염 환자는요, 일단 규칙적인 식사를 해야합니다.
기름진 음식(튀김 등), 밀가루 음식, 카페인(커피, 초코렛 등), 탄산음료를 삼가 해야 하구요. 야식, 과식, 폭식은 안돼요. 술도 안돼요. 담배는 모르겠네요. 담배는 백해무익이니 좋지 않을겁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의사샘이 준 책자에 그렇게 나와 있어요. 그래서 커피를 못 마신지 아주 오래됐답니다.
그러나 가끔 생각나서 아주 가끔 맥주와 초코렛을 먹곤하죠. ㅋㅋ 어쩔 수 없는 자리를 핑게삼아 ^^;

이비인후과적 증상이란, 목에 이물감을 느끼는 겁니다. 심하면 마른 기침을 해요.
일반적 증상으로는 신물이 넘어 옵니다. 전 심해서 기침에 잠에서 깨곤 했어요. 먹어도 소화도 안되고 항상 체한거 같고 그랬지요. 가슴통증도 가끔 있었구요. 제경우는 아주 심한 경우 였다는거.

병원에 가셔서 짧게 약 먹고 식습관 조절하시면 금방 좋아지실 겁니다.
심해지면 몇달씩 약을 끼고 살아야 한다는 결과를 초래하죠. 근데 식도염은 누구나 조금은 갖고 있답니다.
너무 겁 줬나요? ^^
         
Kei 2013/02/04 17:07 edit/delete
규칙적인 식사. 이건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햇다가 아니다 싶네요.
"규칙적인 식사 + 심야의 주전부리"라서 말입니다. 후훗.

구체적인 식단으로 넘어가면 살짝 걱정됩니다.
제가 '면' 종류를 아주 좋아하거든요. (쌀국수 같은 예외도 있지만 거의 다 밀가루잖아요)
게다가 커피를 많이 마시구요. (하루에 적어도 커피메이커 한 단지?를 마시니까요)
초콜렛은 자주 먹을 일이 없지만 콜라를 또 즐기니, 이거 원, 좋지 않은 건 다 먹고 마시는 저는, 흐윽!
천만다행으로 하나 피하는 것은 술입니다.
(요렇게 먼저 말하면서 몇 년 전부터 다시 피우기 시작한 담배를 뒤로 숨기려고 하네요, 하핫)

증상을 읽어보니, 뭐랄까, 저는 어쩌다 식도염 증상인 보이다가 사그라들고 하는 듯해요.
남을 깰 만큼과 같은, 지우님처럼 심각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결론은, 처음에 겁먹었다가
"누구나 조금은 갖고" 있는 증상이라는 말씀에 슬그머니 안심모드로 들어왔답니다.

 -  2013/02/05 21:22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3/02/06 12:39 edit/delete
○○님께.

어제 보았던 숲의 나무 오늘 없고
오늘 불던 바람 찾을수 없고
외로운 싸움에서 상처 입는다면

이승환에게 그런 노래가 있었군요.
(지금은 '소리'를 낼 수 없는 환경에서 답글을 쓰고 있어서 나중에 찾아서 들어보겠습니다)

○○님의 아버님 이야기에 이어지는 '밥' 이야기에 괜히 명치가 뜨끈해집니다.
그리고 보내주신 시 한 편.
아, 감동적인 시편이었습니다, 진심!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엇습니다.
○○님 주위에는 글 재주가 굉장한 사람이 있군요.
그 분께 꼭 전해주십시오. 어떤 이에게 그 시를 소개했더니 무척 감동받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덕분에 그 어떤 이가 술을 전혀 못하시던 아버지의
"곶감 조각이 담긴 수정과 한사발을 마치 술 드시듯 마시던 모습이 떠올랐다"는 얘기도
부록처럼 해주셔도 됩니다.

얼마 전 모 금융기관에서 대기번호표를 들고 차례를 기다리다가
고객용으로 비치해둔 잡지를 뒤적거렸습니다.
제 어머니의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씀에 ○○님의 또 다른 '밥' 이야기를 해주시니
그날 봤던 그 잡지에 있던 짧은 글이 문득 생각납니다.
판화가 이철수의 <밥>이라는 판화에 함께 새겨진 글입니다.
(띄어쓰기는 새겨진 그대로 했습니다)

밥뜨면 그릇비고
배불러 오는 법.
밥한 그릇도 인생사라서···

○○님, 곧 설날입니다.
부모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시즌이지요.
편안한 연휴 되십시오.

둘리풋 -  2013/02/08 16:19 comment | edit/delete
설날 인사 올리러 왔어요:)
모쪼록 차 조심하시고 즐겁고 따뜻한 연휴 되세요!
         
Kei 2013/02/09 14:18 edit/delete
귀가 아프고 손이 시린, 설날 연휴입니다.
둘리풋님은 어떤가요? 지금 귀성길인가요?
언젠가 그런 얘길 하셨죠. 명절에 고향에서 딱히 할 게 없어서 '마이스핏츠'에 접속했다고. 후훗~.
심심한(?) 고향이랄까, 어떤 기분인지 저도 겪어봐서 알 듯 해요.
그런 중에 여기에 와줬다고 하셔서 (말은 못했지만) 내심 기뻤다는! ㅋㅋ

따뜻한 연휴되시고 맛난 음식 약간 모자란 듯 아쉬울 만큼 즐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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