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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더이상 엿볼 수 조차 없는 コスモス、これ以上うかがうことさえもできない‥ |
이제는 지난 시절의 뮤지션으로 잊혀져가지만,
우리나라 대중음악역사에서 꼭 언급되어야하는 뮤지션 중의 한사람인 조동진.
그의 1979년 데뷰 LP 앞면 2번째 트랙으로 수록된 겨울비를 혹시 기억하는지요?
겨울비 내리던 밤 그대 떠나갔네
바람끝 닿지않는 밤과 낮 저편에
내가 불빛 속을 서둘러 밤길 달렸을 때
내 가슴 두드리던 아득한 그 종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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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진 1집 |
'겨울비 내리던 밤'이란 배경으로 '연인과의 헤어짐'을 노래한 곡으로 받아들여진 이 곡은,
수많은 대중음악의 하나에 불과하겠지만 제게는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있던 '이별노래'입니다.
1980년대초 어느 날 조동진의 콘써트에서 그가 이 노래를 부르기 전에,
이 노래를 '돌아가신 어머님을 생각하면서 만든 노래'라고 소개하면서 부르던 것이 기억납니다.
이후 이 노래는 저에게 '연인 뿐만 아니라 사랑했던 모든 사람과의 헤어짐'으로 그 의미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
이런 노래의 경우는 어떨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노래, Alan Parsons Project의 Eye In The Sky.
Alan Parsons가 어느날 카지노에 들어갔다가
카지노 곳곳에서 손님들을 바라보고있는(?) CCTV 카메라를 보고는
바로 그 곡 Eye In The Sky를 만들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런 배경을 모르는 사람이 그 노래를 들으면서 또는 그 앨범 재킷을 보면서
역으로 CCTV 카메라를 유추해 내기는 아마 거의 불가능하겠지만요. | 
Eye In The Sky |
뮤지션이 노랫말을 다듬고 악상을 정리하고 편곡까지 마치고난 뒤 탄생하는 최종 결과물에 이르러서는,
조동진의 겨울비처럼 뮤지션이 노래를 만들 당시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곡이 있는가 하면
Eye In The Sky처럼 맨처음 노래를 만들게한 계기 또는 발상이 잘 드러나지않는 경우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
コスモス(Cosmos, 코스모스)라는 노래가 태어나게된 계기 또는 그 발상에 대해서
스핏츠(スピッツ)의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는 이렇게 밝힙니다.
몽환적인 느낌이죠.
가칭이 ベルモンド(벨몽도) 였어요.
집에서 12채널의 케이블을 보고있는데 쟝 뽈 벨몽도가 나오는 영화를 하고 있었어요.
순수한 한 남자가 그 순수함 때문에 죽어버린다는 슬픈 내용의 영화....
거기에 고무되어 만든 곡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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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野マサムネ |

日なたの窓に憧れて

コスモス | 이 노래 コスモス는, 1992년 11월 26일에 발매된 5번째 싱글
日なたの窓に憧れて(Hinata no Mado ni Akogarete, 햇살 드는 창을 그리워하고)의
B-SIDE로 대중에게 첫선을 보이는데,
싱글 재킷의 앞면 뒷면 그 어디에서도 그리고 노랫말 어디에서도
쟝 뽈 벨몽도(Jean-Paul Belmondo) 또는 그가 출연한 영화를 떠올릴 만한 단서를 찾기 힘듭니다.
Alan Parsons Project의 Eye In The Sky에서 CCTV 카메라을 떠올리기 어려운 것처럼 말입니다.
● コスモス 노랫말 살펴보기 |
(뭐라고 딱 꼬집어 표현하긴 힘들지만) 스핏츠의 곡 중에서는 뭔가 다른 분위기의 コスモス.
쿠사노 마사무네로 하여금 이 곡을 만들게한, 그 영화는 과연 어떤 영화였을까? 궁금해지더군요. |
영화 끝 무렵에 장 폴 벨몽도가 죽는 영화로는, 훗날 리처드 기어(Richard Gere) 주연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던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 감독의 명작 네 멋대로 해라(A Bout De Souffle)가 있긴 하지만,
그 영화는 '순수한 한 남자가 그 순수함 때문에 죽어버린다'는 마사무네의 설명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듯 하구요. |
재발견! 무엇을? 영원을. 그것은 태양과 섞인 바다 |
아르뛰르 랭보(Jean-Nicolas-Arthur Rimbaud)가 스무살도 채 되기 전에 썼던 시,
지옥에서 보낸 한 철(Une Saison En Enfer)의 한 구절을 읊으며
온 몸에 폭약을 두르고 자살한다는 ..
장 뤽 고다르 감독, 장 폴 벨몽도 주연의 영화, 미치광이 삐에로(Pierrot Le Fou).
쿠사노 마사무네로 하여금 コスモス를 만들게한 영화는, 혹시 그 영화 아니었을까?...
막연히 짐작해봅니다. (아니면 말구요.) ^^; | 
Pierrot Le Fou |

花鳥風月 | 1999년 3월 25일 발매된, 싱글 B-SIDES 모음집인 花鳥風月 앨범에 이 곡이 재수록되기도 했는데,
그 앨범 초회 한정판에 있는 스페셜 라이너 노트를 통하여
쿠사노 마사무네는 コスモス 노랫말에 얽힌 재미난 에피소드를 들려줍니다.
당시. 가사를 써 붙였었는데요..
엔지니어인 마키노(牧野)씨가 ♬モチ―フはどこ(MOTIF는 어디)♬ 라는 가사부분을
♬モチ一つ(모치 히토츠, 떡 한개)♬ 란 말이 무슨 뜻이지? 라고 물어왔었죠.
^^ 당시의 제 글씨가 명필이였으니까요. |
● 마키노(牧野) : 惑星のかけら(Hoshi no Kakera, 별의 파편) 앨범 제작 시
레코딩과 믹싱을 담당했던 엔지니어 마키노 에이지(牧野英司)를 말합니다. |
그래서 モチ―フはどこ(MOTIF는 어디)를
モチ一つはどこ(떡 한개는 어디)로 바꿔 대입해보니.. | 떡 한개를 사이에 두고 그걸 서로 먹겠다고 다투다가
결국 헤어진 연인들.. 이라는, 코믹 러브 스토리? ^^;; |
鮮やかなさよなら 永遠のさよなら
선명한 안녕 영원한 안녕
追い求めたモチ―フはどこ
추구한 모티프는 어디 | 鮮やかなさよなら 永遠のさよなら
선명한 안녕 영원한 안녕
追い求めたモチ一つはどこ
추구한 떡 한개는 어디 |
쿠사노 마사무네의 말처럼 '몽환적인 느낌'의 コスモス... 무언가 아련하고 쓸쓸한 느낌이 가득한 이 노래에,
괜히 '떡 한개'를 대입해보는 바람에 그만 우스운 분위기가 되었군요. すみません。 |

Solemn Sun Setting |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는 이 곡을 두고
'미니 앨범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의 연장선상의 곡'이라고 하면서
그 앨범에 수록된 'ナイフ(Knife, 나이프)하고 비슷하다'고 말한 바 있는데,
쿠사노 마사무네의 말처럼 '몽환적인 느낌'의 이 노래를 들을 때면
저는 1999년에 발표된 Human Drama의 Goodbye라는 곡을 떠올립니다.
그다지 알려진 곡은 아니지만 혹시 들을 기회가 생기면 コスモス와 함께 들어보기를 권합니다.
コスモス의 'さよなら' 그리고 Goodbye, 두 곡 모두에서 다가오는 기타 아르페지오의 쓸쓸함.. |
'이별 이후의 쓸쓸함'이 묻어나는 이 곡,
コスモス에 대한 기타리스트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의 코멘트를 살펴보면
라이브에서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다던 이 곡을 처음 만들던 시절,
지하에 있던 스튜디오에서 하루 15시간씩 있다보니 밥때를 놓치기 일쑤였다는 등,
당시의 열악했던 레코딩 환경을 추억하면서
'훗날 이 시기의 마사무네를 보면 가사때문에 꽤 고심했다는 기분' | 도 들었다고 하는데, | 
三輪テツヤ |

草野マサムネ | 미와 테츠야의 이런 이야기에, 노랫말과 멜로디를 만든 쿠사노 마사무네는,
그 시기를 두고 '단어가 이미지까지 연결되지 않았던 시기'였다고 하면서
이미지는 팍팍 떠오르는데 단어나 말로 표현하는 게 너무 어려워서 고심했던 시기 | 라고 설명함과 아울러,
이 곡 コスモス를 두고 '그런 밴드의 상태를 살짝 엿볼 수 있는 곡'이라고 덧붙입니다.
コスモス를 통해서 우리도 '그런 스핏츠의 상태를 살짝 엿볼 수' 있는지
쿠사노 마사무네의 코멘트를 염두에 두고 다시 들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
한편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는 이 곡 コスモス에 대하여
지금이라면 키보드가 들어가 있는 부분을 전부 기타로 처리했을텐데요 | 라고, 당시의 어레인지먼트에 대한 아쉬움(?)을 슬쩍 드러냅니다.
언젠가 스핏츠가 라이브에서 이 곡을 연주하는 날이 있게된다면
타무라의 바램처럼, 새롭게 편곡된 コスモス를 들려주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럴 때 마사무네가 얘기한 '몽환적인 느낌'은 어떻게 변주될지 자못 궁금해지기도 하거든요. | 
田村明浩 |
 |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때론 미워하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 사랑할 때의 열정은 물론 미움까지도 차갑게 식어서 헤어짐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열정도 미움도 헤어짐의 아픔도,
결국은 흐릿해지는 기억 덕분에 지난 사랑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그 지난 사랑들 중에서 마지막 장을 넘기기가 가장 힘든 사랑은 아마도..
'현실세계에서는 그/그녀를 더이상 엿볼 수 조차 없는 헤어짐'으로 끝난 사랑일 것입니다. |
コスモス(Cosmos, 코스모스) ..
쓸쓸한 분위기의 기타 아르페지오 간주 이후 나오는 두번째 후렴부에서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그동안 그저 무심하게 지나치던 コスモス의 노랫말을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보니..
마사무네는 コスモス에서 '현실세계에서는 더이상 엿볼 수 조차 없는 헤어짐'을 노래하고있다는 것을
뒤늦게사 알았기 때문입니다.
あの日のままの 秋の空 君が生きてたなら
그날 그대로인 가을하늘 네가 살아있었더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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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コスモス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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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09 08:22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10) |
Tags : Alan Parsons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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