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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임벨이 울리면 이제 너를 만날 수 없네 チャイムなったらもう君に会えない |
아파트 숲에서 살고, 아스팔트 길 위를 다닌지도 벌써 오래다보니
이제는 꽃, 풀 등을 예전처럼 다양하게 그리고 자주 보기가 어렵습니다.
어쩌다 가끔의 여행길 어느 국도 변에서 그저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며 볼 뿐이지요.
그래서 어린 시절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민들레도 이제는 쉽게 보기 힘듭니다.
민들레..
'민들레∼'라고 소리내어 읽어보면, 그 어감 만으로도 저는 민들레가 참 좋습니다. | 
タンポポ |
학창 시절 영어공부 할 때, 민들레라는 뜻의 영어단어 'dandelion'이
민들레의 잎 모양에서 비롯된 '사자의 이빨'이라는 라틴어에 그 어원을 두고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거 그럴싸∼하다'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영어 단어는 민들레스럽지않다(?)' 싶었더랬습니다.
'그럼 민들레스러운 것은 도대체 뭐냐?'라고 누가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요. |
'dandelion'.. 즉 '사자의 이빨'하면 다소 공격적인 느낌이 와서 멈칫∼하게되는 반면에
'민들레'..하면 뭐랄까, '꽃이 피고진 다음 홀씨되어 하늘 위로 흩어지는 민들레' 모습과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일본어로서의 민들레, たんぽぽ(蒲公英)의 경우도, 나즈막히 소리내어 '탐포포∼'라고 해보면
음절 모두 모나지않게 동글동글한 느낌이 와서 좋고 (ん 발음을 포함해서 더욱)
살짝 부는 미풍에 꽃에서 떨어져 하늘에 '포포(ぽぽ)∼'하면서 흩날리는 홀씨가 떠오르기에
일본어로서의 'たんぽぽ' 역시, 우리말의 '민들레' 만큼이나 어감이 좋습니다. (저만의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요.) |
스핏츠(スピッツ)가 메이저 데뷰 이전, 인디 밴드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던 1988년 3월 어느날
신주쿠(新宿) JAM에서의 라이브를 통해 이 곡이 첫선을 보였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1991년 3월 25일에 발매된 스핏츠 첫 앨범에 수록된 이 곡 たんぽぽ(Tampopo, 민들레)는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미성년 시절에 만들었거나 또는 막 성인식을 치른 1988년 초에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이 たんぽぽ는 그만큼 그 역사가 상당히 오랜 노래인 셈인데,
노랫말을 일별해보면 그 당시 그다지 밝지만은 않아 보이는 미성년의 쿠사노 마사무네가 가졌던 세계관을 얼핏 엿볼 수 있습니다.
始まりのチャイムなったらもう君に会えない
시작되는 차임벨이 울리면 이제 너를 만날 수 없네 |
たったまま心はしゃがみこんで泣いていた
몸은 일어선 채 마음은 웅크린 채 울고있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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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든 우리나라든, 열아홉 스물 또래의 나이에 들어서게되면,
성년이 되는 설레임보다는 도리어 성년을 맞닥뜨리는 두려움이 더 클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무언가를 알아도 아무 것도 변하지않는(何かが解かっても何も変わらない)' 현실에 고개 숙이고
그래서 때로는 '몸은 일어선 채 마음은 웅크린 채 눈물짓고(立ったまま心はしゃがみこんで泣いていた)'
마음 속으로 '부디 이대로 나와 여기에 있으면 좋겠다(どうかこのまま僕とここにいてほしい)'하면서
더 이상 '너를 만날 수 없게(君に会えない)' 만들지도 모르는 '차임벨(チャイム)' 소리가
시작되지않기를 애써 바라기도 합니다.
행동양식의 변화든 사고방식의 전환이든, 또는 성년으로의 진입이든 새로운 사회로의 진출이든
때가 오면 그것을 맞닥뜨릴 당사자 곁에서 그 시기를 알리는 '차임벨'이 어김없이 울리기 시작하겠지요. | 
チャイム |
미성년 시절 내내 그 '차임벨'이 어서 오기를 그렇게나 기대했었으면서
정작 미성년의 끝자락에 이르러 '차임벨'은 어김없이 제 시간에 울릴 것을 문득 느끼는 순간, 그리고 그 순간이 금방 닥칠 것을 느낄 때,
그동안 어서 진입하기를 바랬던, 이제는 열려진 문틈으로 보여지기 시작하는 저 건너편의 세계가 갑자기 왜 그리도 두려운 것인지.. |
시간의 흐름에 따라 또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우리는 여기에서 저기로 건너가야 하는 순간을 여러 차례 마주합니다.
그 순간을 앞두고 '저기'로의 설레임과 두려움이 혼재하는 시간들. 그 순간이 점점 다가오면 설레임보다는 두려움이 커지기도 하지요.
쿠사노 마사무네가 노래하듯 '저기'는 '매워서 안에는 들어갈 수 없는(けむたくて中には入れない)'듯 싶기도 합니다. |
아직 겪어본 적도 없고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몰라서, 새롭게 펼쳐질 세계가 다소 두렵게 느껴질지라도
그리고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서 부딪히는 여러가지들이 때로는 자신을 좌절시키고 힘들게 할지라도
'짓밟히고 다시 일어나는 길가의 꽃(ふんづけられてまた起きて道ばたの花)' 민들레(タンポポ)처럼 다시 일어나야 하겠지요.
이제 막 진입한 새로운 세계, '빙글빙글 돌아가는(くるくる回る)' 세계 속에서 비록 쉽지는 않겠지만요. |
하지만 막 성년으로 진입한 쿠사노 마사무네는 タンポポ를 만들고 노래했던 그 당시만 하더라도
'저기'로의 설레임보다는 '저기'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나 봅니다.
그래서 '저기'가 아니라.. '여기'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真っ赤なセロファンごしに見た秘密の庭を
새빨간 셀로판지 너머로 본 비밀의 정원을
今も思い出してるよ
지금도 회상하고있는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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真っ赤なセロファン |
마치 タンポポ 노랫말 후렴부의 '차임벨(チャイム)' 소리를 표현하려는 듯,
드러머 사키야마 타츠오(崎山龍男)가 나즈막히 두드리는 심벌(cymbals) 소리로 시작하는 タンポポ(Tampopo, 민들레).
쿠사노 마사무네가 회상하는, 그 빨간색 모노톤의 '비밀의 정원(秘密の庭)'..
스무살 전후 시절의 마사무네가 그렸던 그곳은 과연 어떤 비밀을 담고있던 정원일까요?
● タンポポ 노랫말 살펴보기 |
タンポポ에서 회상하는 '비밀의 정원(秘密の庭)'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쿠사노 마사무네 본인만의 비밀스러운 추억이라서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쿠사노 마사무네는 그것 조차 새빨간 모노톤 추억으로 회상하는, 그늘진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건조한 음성으로 매력적으로 노래하는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이 문득 떠오릅니다.
어제의 일들은 잊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
완벽한 사람은 없어 실수투성이고 외로운 나를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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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11집 |
반복되는 タンポポ 속의 지난 밤이었습니다. 그리고 am0627 .. 어느덧 이른 아침입니다. 창밖 멀리 보이는 바다, 빛납니다. ☆
タンポポ 그만. 마음의 그늘을 벗겨내고 싶습니다.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 시작. 다시 꿈을 꾸고 싶습니다.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질 거야 그대가 지켜보니
힘을 내야지 행복해져야지 뒤뜰에 핀 꽃들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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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村明浩 | 스핏츠의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는 タンポポ의 기타 사운드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테츠야(テツヤ)의 기타 솔로가 인상깊은 곡이죠.
그 때. 디렉터 하셨던 분이 '피그노우즈'라는 작은 앰프를 가지고오셔서
그걸로 기타 솔로 부분을 녹음해 보니 굉장히 괜찮은 사운드였어요.
'야∼ 이런 방법도 있네'라며 속으로 생각했죠.
이 사운드. 저 정말 좋아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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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핏츠의 메이저 데뷰 앨범 スピッツ(Spitz, 스핏츠)의 부클릿에 의하면, 이 앨범의 디렉터는
아오키 카즈요시(靑木和義)와 타케우치 오사무(竹內修) 두사람으로 나와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타무라 아키히로의 마음에 쏙 드는 기타 솔로 사운드가 만들어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그 때 디렉터 하셨던 분'이
아오키 카즈요시 그리고 타케우치 오사무, 두사람 중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않지만
그 당시 아오키 카즈요시가 메인디렉터였고 타케우치 오사무는 서브디렉터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마 '그 때 디렉터 하셨던 분'은 아오키 카즈요시가 아니었을까 짐작해봅니다. | 
スピッツ |

PIGNOSE Amplifier | 그 디렉터가 정확히 누구였든, 타무라 아키히로에게 깊은 인상을 준 기타 사운드를 뽑아낸 '피그노우즈'는
피그노우즈 앰프(Pignose Amplifier)를 말하며, 오른쪽 이미지와 같은 종류인 앰프입니다.
마치 연습용 또는 휴대용 앰프같아서 정식 레코딩에는 사용할 것 같아 보이지 않지만,
그러한 막연한 짐작과는 달리, 이 피그노우즈 앰프를 선호하는 뮤지션은 꽤 많다고 합니다.
피그노우즈 앰프를 사용하는 뮤지션 중에 기타리스트로는
Jeff Beck, Peter Frampton, John McLaughlin, Dave Mason, Carlos Santana, Stephen Stills,
Joe Walsh, Edgar Winter, Johnny Winter, Ron Wood, Frank Zappa 등이 있답니다. |
뿐만 아니라, 건반주자이기도 한 뮤지션인 Elton John, Leon Russel, Stevie Wonder 등은 물론,
Jackson Browne, John Lennon, Paul McCartney, James Taylor 등도 이 앰프를 사용하고있고
그 외에도 America, The Band, Thr Beach Boys, Eagles, Poco 등과 같은 밴드부터
Chicago, War, The Who, The Rolling Stones, Led Zeppelin 등과 같은 밴드에 이르기까지
피그노우즈 앰프를 사용하는 뮤지션들은 상당히 많다고 하니..
나름대로의 음악세계를 구축한 뮤지션이라면 거의 다 사용한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 듯 싶네요. | 
PIGNOSE Amplifier |
√ タンポポ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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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16 06:47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6) |
Tags : Sp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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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피그노우즈 앰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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