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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핏츠를 만날 수 있었다 스파이더가 되었다 スピッツに会えた スパイダーになっ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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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밴드로서 – 마사무네
<하야부사> 투어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의 서울에서도 라이브를 했다. 첫 해외 라이브였다. 이전부터 아시아권에서 라이브를 하면 좋겠다, 라는 이야기는 타카하시 씨와 했었다. 홍콩의 여배우이자 가수인 켈리 첸 씨가 스핏츠의 <타비비토>를 커버해주셔서, 그것과 연관지어 홍콩이나 대만에서 라이브를 할까, 라는 이야기가 나온 적도 있었다. 다만 그때는 센카쿠 열도 문제가 불거져, 아쉽게도 실현되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스핏츠가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지, 우리는 몰랐다. 데뷔 당시의 스핏츠를 떠올리며, 한국의 이벤트 담당자가 친구나 관계자에게 무리하게 티켓을 팔아서 관객을 모으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관객들의 분위기가 굉장히 뜨거웠기 때문이다. 당시는 아직 일본의 노래에 대한 금지가 풀리지 않았었는데, 한국은 인터넷이 발달해있어서, 스핏츠에 대한 정보가 전해져 있었던 모양이다.
일본에는 한국에서 라이브를 한다는 사실을 거의 공표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관객은 거의 한국분들이었을 것이다. 지금보다 원화 가치가 낮았기 때문에, 티켓 금액이 상당히 비쌌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데도 많은 관객들이 들으러 와주었다. 그것도, 격한 곡은 물론이고, 조용한 곡에도 "말도 안돼!"라고 생각될 만큼 반응이 좋았다. 그보다 놀라운 것은, 관객의 절반 정도가 남자였다.
한국의 미디어의 취재도 있었다. 인터뷰하는 분이 거침없이 질문하는 것이 신선했다. 예를 들면 이런 느낌.
"<스파이더>에서 모든 관객들이 똑같은 동작을 하는 것은, 록의 정신에 위배되는 거 아닌가요?"
생각에 잠기고 말았다.
"음, 하지만 우선 그전에 음악을 즐겨주셨으면 해서요. 즐기는 방식은 자유로우셔도 괜찮습니다."
그런 대답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겉과 속이 다르지 않다. 어떤 의미로는 대하기 편하고, 나에게는 굉장히 신선한 체험이었다.
∼ 스핏츠(スピッツ)의 『여행 도중(旅の途中)』 272∼3쪽 중에서.
(우리말 번역: 팬 카페 푸른차 타고 나타난 Spitz의 회원 쯔구미님) | 
旅の途中 |
● 번역문에 대한 약간의 설명, 열기
● "이전부터 아시아권에서 라이브를 하면 좋겠다, 라는 이야기는 타카하시 씨와 했었다"
스핏츠가 메이저 데뷔 앨범 시절부터 함께 해온 프로듀서 타카하시 노부히코(高橋信彦).
● "홍콩의 여배우이자 가수인 켈리 첸 씨가 스핏츠의 <타비비토>를 커버해주셔서"
1996년 11월 25일 켈리 첸(陳慧琳, ケリー・チャン)의 일본 발매 싱글.
같은 해 12월 21일 일본 발매 앨범에도 수록.
스핏츠의 旅人(Tabibito, 나그네) 백킹 트랙에 광둥어(广东语)로 보컬 더빙.
● "조용한 곡에도 "말도 안돼!"라고 생각될 만큼 반응이 좋았다"
당시의 세트리스트 중에서 '조용한 곡'이라 언급할 만한 곡을 꼽아보면
流れ星(Nagere Boshi, 별똥별) 그리고 ハートが帰らない(Heart ga Kaeranai, 하트가 돌아오질 않네). | 
1996-11-25
Kelly with Spitz |
스핏츠의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언급하는 '첫 해외 라이브'는
2001년 5월 26일, 27일 서울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의 공연을 말한다.
그해 2월 9일부터 5월 27일까지 약 4개월에 걸쳐서 행해진 총 41회의 투어였던
SPITZ JAMBOREE TOUR 隼(하야부사)2001 공연의 마지막 일정을
스핏츠는 서울 대학로의 한 공연장에서 치름으로써 한국의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이 '첫 해외 라이브'에서 스핏츠는 이틀 각각 앵콜 3곡을 포함 모두 22곡을 연주했는데
위 인용문에서 마사무네가 언급하는 スパイダー(Spider, 스파이더)는
첫날에는 앵콜 넘버로 20번째 곡, 둘째날에는 세트리스트의 6번째 곡이었다. | 
隼2001 |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다시피, 이 노래는 후렴부의 반복이 꽤 잦다.
아마도 스핏츠의 노래 중에서 그러한 반복이 가장 많은 곡일 것으로 짐작된다.
멜로디의 반복만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후반부에 약간 달라지는 부분이 있긴 해도) 후렴부의 노랫말도 여러 차례 반복된다.
한국의 인터뷰어가 던진 질문 중에
"<스파이더>에서 모든 관객들이 똑같은 동작을 하는 것"이란 이야기는
바로 이 노래의 그 반복 구간에서 관객들이 보여주는 반응을 말하는 것이다.
(공연장의 관객들은 그 대목에서 두 팔을 위로 올린 다음 리듬에 맞춰 좌우로 흔든다) | 
スパイダー |
그저 보통의 팬에 불과한 내게 '록의 정신'은 가늠하기에 워낙 큰 담론이라 잘 알지 못해서
관객들의 그런 반응이 "록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인지 여부는 솔직히 모르겠다.
이런 관점은 어떨까?
이를테면 '획일'은 눈쌀 찌푸리게 만들지만 '일체감'은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관객들이 똑같은 동작을 하는 것"을 '획일'로 보면 '록의 정신'과 배치된다고 보이겠지만
관객들 스스로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일체감'을 가지면서 음악을 즐기는 것이라면
그것은 그 순간 뮤지션과 관객들이 함께 '록의 정신'을 발현하는 지점일지도 모른다.
그 질문에 대한 마사무네가 대답은 그런 의미를 담은 것일 수도 있겠다. | 
草野マサムネ |
ⅱ
이 글을 쓰고 있자니 2001년의 대학로 공연 당시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선행 티켓을 구하기 위해 팬 카페에 재가입하느라 부산을 떨었던 일이라든지
열성 팬들이 그렇게나 많은 것을 공연장에 와서야 깨닫고는 놀랐던 것이라든지
마사무네의 일본어 MC에도 곧바로 반응할 정도로 일본어에 능숙한 관객들 사이에서
온전히 노랫말을 다 외우는 곡 하나조차 없어서 괜히 주눅 들기도 했던 것도 생각난다.
(그렇게 변변찮은 팬인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그리고 서툰 한글로 티켓 양도를 요청하는 문구를 적은 종이를 들고 있던 일본인 팬.
당시만 해도 내 눈에는 그런 풍경이 신기했던지 그 이미지가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스핏츠에게는 '첫 해외 라이브'였고 우리나라 팬들에게는 '첫 내한 공연'이었던 그날.
나에게는 그날이 라이브로 만나는 스핏츠, 그 '첫 경험'을 하는 날이었다.
그들의 노래 プール(Pool, 풀)의 노랫말을 빌리자면
君に会えた 夏蜘蛛になった
널 만날 수 있었다 여름거미가 되었다 |
그랬다.
「스핏츠를 만날 수 있었다 스파이더가 되었다」 | 
SPITZ JAMBOREE TOUR
隼2001 |
이후 내한 공연마다 거의 빠짐없이 갔고 어떤 때는 일본까지 가서 공연을 보기도 했다.
2009년 1월 사이타마(埼玉)현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의 공연도 그런 경험 중 하나다.
지금까지 스핏츠를 공연장에서 직접 본 것은 모두 아홉 번인데 이때가 여덟 번째.
그 공연은 스핏츠가 그동안 해오던 공연과 크게 다른 점이 있는데
공연 장소가 대규모 경기장인 아레나였다는 점이다.
스핏츠는 돔이나 아레나와 같은 대규모 공연장에서의 관객 동원 능력이 충분히 있으면서도
의식적으로 그런 공연장은 피해왔는데 아레나에서의 단독 공연은 그날이 처음이었다.
2009년 1월 17일 그날도 スパイダー(Spider, 스파이더)를 들을 수 있었다.
이 글에 첨부하는 BGM도 그 공연의 라이브 버전인데
정확히는 사이타마 슈퍼아레나 공연의 두 번째날인 1월 18일의 음원이다. | 
2009-11-04
JAMBOREE TOUR 2009
さざなみOTRカスタム |
● 노랫말, 열기
スパイダー ∼ スピッツ
可愛い君が好きなもの ちょっと老いぼれてるピアノ
さびしい僕は地下室の すみっこでうずくまるスパイダー
洗いたてのブラウスが今 筋書き通りに汚されていく
だから もっと遠くまで君を奪って逃げる
ラララ 千の夜を飛び越えて 走り続ける
可愛い君をつかまえた とっておきの嘘ふりまいて
さびしい僕に火をつけて しらんぷり ハート型のライター
こがね色の坂道で加速したら 二度と戻れないから
だから もっと遠くまで君を奪って逃げる
ラララ 千の夜を飛び越えて 走り続ける
だから もっと遠くまで君を奪って逃げる
ラララ 千の夜を飛び越えて 走り続ける
だから もっと遠くまで君を奪って逃げる
ラララ 千の夜を飛び越えて 走り続ける
だから もっと遠くまで君を奪って逃げる
ラララ 千の夜を飛び越えて 走り続ける
だから もっと遠くまで君を奪って逃げる
力尽きたときはそのときで 笑いとばしてよ
だから もっと遠くまで君を奪って逃げる
ラララ 千の夜を飛び越えて 走り続ける
作詞・作曲 ∶ 草野正宗 | 스파이더 ∼ 스핏츠
귀여운 네가 좋아하는 것 꽤 낡아빠진 피아노
외로운 나는 지하실 구석에서 웅크리고 있는 스파이더
이제 막 세탁한 블라우스가 지금 계획대로 더럽혀져 간다
그래서 더욱 멀리까지 너를 사로잡아 도망친다
라라라 천의 밤을 뛰어넘어 계속 달려간다
사랑스러운 너를 붙잡았던 따로 간직해둔 거짓말 해대고
외로운 나에게 불을 붙이고 모르는 척 하트 모양의 라이터
황금빛 비탈길에서 속도를 낸다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테니까
그래서 더욱 멀리까지 너를 사로잡아 도망친다
라라라 천의 밤을 뛰어넘어 계속 달려간다
그래서 더욱 멀리까지 너를 사로잡아 도망친다
라라라 천의 밤을 뛰어넘어 계속 달려간다
그래서 더욱 멀리까지 너를 사로잡아 도망친다
라라라 천의 밤을 뛰어넘어 계속 달려간다
그래서 더욱 멀리까지 너를 사로잡아 도망친다
라라라 천의 밤을 뛰어넘어 계속 달려간다
그래서 더욱 멀리까지 너를 사로잡아 도망친다
힘이 다했을 때는 그때 가서의 일이니 웃어넘겨 버려
그래서 더욱 멀리까지 너를 사로잡아 도망친다
라라라 천의 밤을 뛰어넘어 계속 달려간다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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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도중(旅の途中)』 번역의 일부 인용을 허락해주신 쯔구미님께 감사드립니다.
√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스트리밍 될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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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1/25 14:36 | 스핏츠/DVD | trackback (0) | reply (4) |
Tags : Sp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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