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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뒤로 흘러 내리는 검은 머리칼 帽子の陰から 流れる黒い髪 |
ⅰ
웹 브라우저에서 이번 포스팅이 열리면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는
'이 노래 뭐지? 이거 뭔가 뜬금없는 것 같은데?' 라는 느낌을 받는 사람도 있을 듯 싶다.
언젠가부터 노래라는 것이 발매되고 시들해질 때까지 소비되는 기간이 한달이 채 못되기도 하고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귀에 감겨 들어오지 않는 노래는 주목받기가 어려워지는 바람에
후렴부터 앞세우는 형식의 노래나 또는 이른바 후크 송이란 것이 주류를 이루기도 하는 요즘
무려 일 분 십여 초나 전주가 흘러나오고 나서야 가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노래라니.
연주곡인가 싶을 정도로 긴 전주의 편곡을 두고 가수의 음성이 나오기 전에 이미
고층 빌딩 스카이 라운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뮤직이나 에버랜드 같은 놀이동산의 배경음악이 떠올라서
이거 도대체 무슨 노래지? 하면서 미리부터 의아해 하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거다.
白い港(Shiroi Minato, 하얀 항구).
1985년 6월 1일에 발매된 앨범에 수록된 곡이니 삼십 년 가깝게 옛날 노래다.
그런데 제목까지 '항구'라니.
이 무슨 구닥다리 분위기냐고 타박을 놓는다면, 감히 말하겠다.
제대로 듣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거라고. (아니면··· 말고)
아무튼 오오타키 에이이치(大滝詠一)라는 뮤지션의 노래인데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 이 뮤지션 또는 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 혹시 있는지.
지금은 음악 활동을 하고 있지 않아서 어쩌면 이름부터 생소한 뮤지션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알려진 사람이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소위 '레전드'급의 뮤지션이다. | 
大滝詠一 |
지난번 포스트의 댓글에서 어느 방문객이 오오타키의 노래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하고
또 올해 들어 포스팅한 곡이 모두 스핏츠(スピッツ)의 곡이라서 잠깐 분위기도 바꿔볼 겸 하는 것이니
다소 뜬금없는 노래로 들린다 해도 'Kei, 이 사람 취향 참 가지가지군' 정도로 넘어가 주기를.
ⅱ
白い港 ∼ 大滝詠一
心の片隅
何かがこわれたよ
青空が眩しい
港のカフェの椅子で
ぼくはふと
眼をふせながら
腕時計巻いた
セイルをおろした
無数の帆柱が
こわいほど綺麗だよ
離れて 生きてみようと
違う船
選んだ君に
こだわりもないさ
スーツケースくらい
自分で持つと
君はいつも強い
女だったね
港の カフェの椅子で
ぼくはふと
眉を翳らせ
優しさを破く
青空が眩しい
かもめが 波をかすめる
触れもせず
ぼくをかすめた
君に似ているよ
帽子の陰から
流れる黒い髪
いつまでも見ていた
港の カフェの椅子で
ぼくはふと
孤独なんだと
気がついて
苦いコーヒー飲むよ
作詞:松本隆・作曲:大滝詠一 | 하얀 항구 ∼ 오오타키 에이이치
마음 한구석
무언가가 부서졌지
푸른 하늘이 눈부신
항구의 카페 의자에서
나는 문득
눈길을 떨어뜨리며
손목시계 태엽을 감았어
돛폭이 내려진
수많은 돛대들이
두려울 정도로 아름다워
헤어져 살아 보자고
다른 배
선택한 너에게
미련도 남지 않았지
슈트 케이스 정도야
스스로 든다고
너는 언제나 강한
여자였어
항구의 카페 의자에서
나는 갑자기
눈시울이 어두워지고
평정을 깨뜨린다
푸른 하늘이 눈부시고
갈매기가 파도를 스쳐 가네
한마디 말도 없이
나를 스쳐 지나간
너를 닮았어
모자 뒤로
흘러 내리는 검은 머리칼
언제까지나 보고 있었어
항구의 카페 의자에서
나는 문득
혼자라는 걸
깨닫고
씁쓸한 커피 마시지
작사: 마츠모토 타카시 · 작곡: 오오타키 에이이치 | 
1985-06-01
B-EACH TIME L-ONG |
이 노래는 오오타키 에이이치가 만든 멜로디도 아름답지만 마츠모토 타카시가 쓴 노랫말도 또 좋다.
여기에 대해서는 80년대의 제이팝 그리고 일본어에 능숙한 어느 '덕후'의 발언을 옮겨두는 게 낫겠다.
며칠 전 늦은 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게 된 그 오오타키 '덕후'의 세줄 요약.
일본 시 특유의 함축미 또는 시라케타 칸지(白けた感じ).
사랑 연애 키스 등의 단어 하나 없이 흐름과 비유 안에 감정을 넣었다.
쿨한 척하는 찌질함과 잊을 수 없다는 감정이 잘 배어 있다.
('시라케타 칸지'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니 한두 단어의 우리말로 우리말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고,
굳이 말하자면 시쳇말로 '쿨한 느낌' 정도의 표현인 듯 싶은데 어감이 100& 전달되는 것 같지는 않다)
ⅲ
● 버전에 대한 덧붙임, 열기
이 곡은 원래 오오타키가 사노 모토하루(佐野元春), 스기 마사미치(杉真理)와 함께 만든 앨범인
NIAGARA TRIANGLE Vol.2에 수록된 곡이다. (1982년 3월 21일 발매)
지금 이 버전과 달리 오리지널 버전에서는 전주 부분이 일렉트릭 기타를 앞세운 약 18초 정도다.
다시 말해 오리지널 버전의 앞 부분에 약 1분 정도의 스트링스 파트를 추가한 것이 지금 이 버전.
그런데 이 B-EACH TIME L-ONG 앨범 버전도 사실은 또 몇가지 버전으로 나누어져서
1985년의 초판, 1989년의 재판, 1991년의 CD판 등에서의 이 곡이 각각 다르다고 한다.
인트로 부분에 들어가는 스트링스 파트의 편집이 조금씩 다르다는데
지금 여기서는 1991년의 CD 버전이다.
색다른 버전으로는 클리프 페인(Clif Payne)이라는 뮤지션이 커버한 영어 버전이 있다.
1992년에 발매된 CANARY ISLANDS라는, 영어 버전의 오오타키 작품집에 수록된 것인데
유튜브에 올라와 있길래 링크를 남겨둔다.
● 유튜브에서 클리프 페인의 영어 버전 White Harbour Cafe 열기 | 
1982-03-21
Niagara Triangle Vol.2 |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스핏츠가 다른 밴드/뮤지션의 곡을 커버한 것 중에
12月の雨の日(Jyuunigatsu no Ame no Hi, 12월의 비 내리는 날)이라는 곡이 있다.
1970년대 초에 활동했던 록 밴드인 해피 엔드(はっぴいえんど)의 곡인데
2002년에 발매된 트리뷰트 음반에 스핏츠가 그 노래로 참여한다.
그 밴드 해피 엔드의 보컬리스트가 오오타키 에이이치, 드러머가 마츠모토 타카시이며
스핏츠가 커버한 그 곡을 작사·작곡한 사람이 (당시 이십대 초반의) 바로 그 두 사람이다.
작사가로 더 유명한 마츠모토가 노랫말을 제공한 노래 중에 스핏츠가 관련된 곡은 또 있다.
● 水中メガネ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木綿のハンカチーフ myspitz story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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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22
Happy End Parade |
√ 노랫말의 우리말 번역에 도움을 주신 ○○님께 감사드립니다.
√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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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4/05 20:03 | 듣기 | trackback (0) | reply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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